은닉적번역 (covert translation)
쉽게 풀면
번역문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도록, 마치 원래부터 그 나라 말로 쓰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든 번역이에요.
왜 중요한가
하우스가 1977년 제시하고 1997년 개정한 번역품질평가 모델에서, 광고·사용설명서·과학 논문처럼 원문이 특정 문화에 묶이지 않은 텍스트는 목표 독자가 번역인지 알 필요가 없는 은닉적 번역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 구분은 품질 평가의 기준을 텍스트 유형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현지화나 트랜스크리에이션처럼 원문의 흔적을 지우는 실무를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인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보편적 기능을 지닌 실용 텍스트가 은닉적번역으로 처리되는 사례를 설명한다.
하우스는 번역이 원문의 문화적 흔적을 드러내는 현시적번역과, 자연스럽게 목표어 문화에 맞춰지는 은닉적번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틀을 제시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은닉적 번역에서는 문화적 필터를 적용해 목표 문화의 관습에 맞게 조정하는데, 하우스는 이 필터가 번역가의 직관이 아니라 두 문화의 담화 규범에 대한 실증적 대조 연구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명시적 번역과의 구분은 텍스트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번역가의 결정이며, 같은 텍스트라도 번역 브리프에 따라 다르게 처리될 수 있습니다. 노드의 도구적 번역과 비슷해 보이지만 하우스의 개념은 기능주의가 아니라 체계기능언어학에 기반한다는 계보 차이가 있습니다. 하우스는 은닉적 번역이 성공적일 때 목표어 독자가 이를 번역으로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번역가의 비가시성」 상태에 도달한다고 보았는데, 이는 베누티가 비판한 유창한 자국화 번역의 이상과 결과적으로 유사해 보이지만, 하우스는 이를 텍스트 기능상 정당한 절차로 본다는 점에서 베누티의 이데올로기 비판과 이론적 입장이 다르다.
주의할 점
은닉적번역은 문화적 필터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므로 자국화번역과 유사한 결과를 낳지만, 텍스트의 기능적 성격에 근거한 하우스의 이론적 구분임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