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번역 (indirect translation)

통번역학
한 줄 정의: 원천 텍스트를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이미 다른 언어로 번역된 텍스트를 매개로 삼아 재번역하는 것을 가리키며, 넓게는 구트의 이론에서 맥락적 효과의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재현하는 번역 방식을 뜻하기도 한다.

쉽게 풀면

원문을 직접 보고 번역하는 게 아니라, 이미 다른 언어로 번역된 것을 보고 다시 번역하는 방식이에요.

왜 중요한가

소수 언어 문학은 대개 영어나 프랑스어 번역을 거쳐 제3의 언어로 번역되며, 한국에서 20세기 전반의 서양 문학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었다는 사실은 한국 근대 문학 형성 연구의 핵심 쟁점입니다. 피엥타(Hanna Pięta)와 로자(Alexandra Assis Rosa) 등이 2010년대에 이 주제를 체계화하여 간접번역이 예외가 아니라 세계 번역 유통의 구조적 특징임을 밝혔고, 중개 언어의 선택이 문화적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는 다체계이론적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20세기 초 한국의 서양 문학 수용은 일본어나 영어로 된 번역본을 저본으로 삼은 간접번역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역사적으로 간접번역이 문학 수용에 큰 역할을 했던 사례를 제시한다.

중역을 거친 번역본은 원문의 뉘앙스가 이중으로 걸러지면서 원작과의 의미 차이가 누적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간접번역이 원문 접근성을 높이는 대신 의미 왜곡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간접번역이 원문에서 멀어져 열등하다는 통념은 중개 번역의 품질과 번역가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재검토되고 있으며, 출판사가 간접번역임을 숨기는 관행이 이 통념의 결과이자 원인입니다. 통역의 릴레이통역은 같은 구조지만 실시간이라는 점에서 오류 누적의 성격이 다릅니다. 기계번역에서 영어를 중심축(pivot)으로 쓰는 것도 간접번역이며, 저자원 언어 간 번역 품질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구트의 이론적 틀에서 간접번역은 원문의 소통 단서 중 일부만 재현하고 나머지는 생략하거나 요약하는 번역으로, 뉴스 요약이나 팟캐스트 발췌 번역처럼 정보 전달이 목적인 텍스트에 흔히 나타난다. 이때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생략할지는 번역가가 목표 독자의 처리 노력과 맥락 효과를 저울질해 판단하는 문제로, 자의적 축약과는 구분된다.

주의할 점

간접번역은 중간 매개 텍스트의 오류나 왜곡이 최종 번역에 누적되어 전달될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원문과의 대조 검토가 권장된다.

출판사가 간접번역 사실을 표지나 판권면에 명시하지 않는 관행은 독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어, 최근에는 중역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자는 윤리적 요구가 번역 출판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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