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능성 (translatability)
쉽게 풀면
어떤 텍스트나 표현이 다른 언어로 얼마나 온전히 옮겨질 수 있는가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정(情)'이나 일본어의 '모노노아와레' 같은 문화 특유 개념어는 대응하는 단어가 없어 번역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왜 중요한가
언어와 사고가 어느 정도까지 서로 다른 체계인지, 그리고 번역이라는 행위가 근본적으로 가능한지를 둘러싼 이론적 논쟁의 핵심 개념으로, 언어철학 및 번역이론 연구에서 기초 개념으로 다루어진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언어 간 구조적 유사성이 번역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완전한 직역이 어려운 표현을 기능적으로 대체하는 번역 전략의 효과를 검증한 예문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번역가능성은 언어체계 자체의 차이에서 오는 언어적 번역가능성과, 문화적 배경지식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번역가능성으로 나뉘며, 완전한 등가는 불가능하더라도 기능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절충적 입장이 현대 번역학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야콥슨은 사피어-워프 가설처럼 언어가 사고를 근본적으로 제약한다는 강한 언어상대성 입장에 반대하며, 어떤 언어로도 개념을 우회적으로 설명함으로써 결국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번역가능성을 긍정했다. 반면 벤야민은 개별 언어들이 공유하는 「순수 언어」에 도달하려는 시도로서만 번역이 의미를 갖는다고 보아, 번역가능성을 실용적 문제가 아니라 형이상학적 문제로 다루었다. 최근의 언어유형론 연구는 특정 개념이 번역가능한지 여부보다, 그 개념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언어 자원의 양(단어 하나로 되는지 문장 전체가 필요한지)의 차이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환하고 있다.
주의할 점
번역불가능성을 이유로 아예 번역을 포기하기보다는 각주, 의역, 문화적 대체어 등 보완 전략을 통해 근접한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번역가능성 논쟁에서 실무 번역가들은 이론적으로 완벽한 등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독자가 실제로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의 근접한 전달이면 충분하다는 실용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