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적 외재주의 (Epistemic Externalism)
쉽게 풀면
외재주의는 내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외부적 사실도 내 믿음의 정당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내 눈이 실제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신빙성 있는 기관이라는 사실 자체가, 내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해도 내 시각적 믿음을 정당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중요한가
인식적 외부주의는 믿음의 정당화나 앎의 지위가 인식 주체가 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신뢰할 만한 인지 과정, 실제 세계와의 인과적 연결)에 의존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으로, 골드먼의 신빙론이 대표적입니다. 게티어 문제 이후 정당화된 참인 믿음이라는 전통적 앎의 정의를 재구성하려는 시도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신빙성주의가 외재주의의 대표적 사례로서, 믿는 사람 본인의 반성적 접근 여부와 무관하게 그 인지 과정이 실제로 신빙성 있는지에 따라 정당화를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당화의 근거를 내적 인식이 아니라 외적 신빙성에서 찾는 외재주의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외부주의는 인식 주체가 자신이 왜 정당화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해도 앎을 가질 수 있다고 허용하는데, 이는 정당화가 항상 주체에게 반성적으로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내부주의적 직관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신빙론에 대해서는 '일반성 문제(generality problem)', 즉 어떤 인지 과정을 신뢰성 평가의 단위로 삼을지가 임의적이라는 비판이 대표적으로 제기됩니다. 외재주의는 유아나 동물처럼 자신의 인지 과정을 반성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는 인식 주체에게도 지식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내재주의보다 지식 귀속의 범위를 훨씬 넓게 허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외재주의는 인간 외의 동물 인지나 발달 이전 유아의 지식을 다루는 인식론적 논의에서 특히 선호되는 경향을 보인다.
주의할 점
외재주의는 내재주의가 요구하는 '내적 접근 가능성'을 필수 조건으로 보지 않을 뿐, 내적 요인이 정당화에 아예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외재주의는 정당화 요인이 내적으로 접근 불가능해도 무방하다고 볼 뿐, 내적 요인이 정당화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으므로, 외재주의 안에도 내적 증거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온건한 버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