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가 (Japga (Popular Song Genre))
쉽게 풀면
조선 후기 도시에서 유행한 대중적인 노래로, 사랑이나 놀이, 웃긴 이야기를 담은 노래예요.
왜 중요한가
잡가는 「유산가」·「적벽가」 같은 12잡가와 각 지방 잡가를 포함하는 조선 후기 도시 가창 갈래여서, 시조·가사와 달리 전문 가객과 상업적 유통을 전제한 시가로 근대 이행기 대중 문화를 다루는 논문에서 핵심 자료입니다. 판소리 사설·가사·민요의 구절이 뒤섞여 있어 갈래 간 교섭을 실증하는 자료로도 쓰입니다. 잡가는 판소리 명창이 아닌 전문 소리꾼 집단이 술자리나 놀이판에서 부르던 노래여서, 조선 후기 유흥 산업의 성장과 상업화된 예능 시장의 형성을 문학사와 함께 살피는 자료로도 다루어집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잡가가 상업화된 도시 유흥 공간에서 전문 가창자를 매개로 향유된 대중문화적 성격의 갈래였음을 보여준다.
잡가가 하나의 통일된 양식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음악적 특징을 지닌 여러 갈래로 나뉜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잡가는 '잡(雜)'이라는 명칭이 보여 주듯 정가(正歌)에 대한 타자적 명명이어서, 당대의 갈래 의식이라기보다 후대 음악 분류에서 온 개념입니다. 따라서 잡가를 하나의 문학 갈래로 세우려면 형식적 공통점보다 향유 방식의 공통점에 근거해야 합니다. 20세기 초 잡가집의 대량 출판은 잡가가 근대 인쇄 문화와 결합한 첫 전통 시가였음을 보여 주며, 이 점이 최근 연구의 초점입니다. 잡가의 사설은 한 편의 완결된 창작물이라기보다 유행하던 여러 노래의 가사와 시조·가사의 유명 구절들을 짜깁기해 재구성한 경우가 많아, 저작권이나 원본이라는 근대적 개념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유동적 텍스트 생산 방식을 보여줍니다. 명창 개개인이 같은 사설을 저마다 다른 시김새와 꾸밈음으로 불렀기 때문에, 잡가 연구는 가사 자체의 문학성 분석과 더불어 어떤 명창의 창법을 기준으로 텍스트를 채록했는지도 함께 밝혀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
잡가를 민요와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자연발생적 민중 가요인 민요와 달리 전문 가객에 의해 상업적으로 유통된 갈래라는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잡가를 격이 낮은 저속한 노래로 가볍게 치부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상당한 수련을 거친 전문 소리꾼만이 부를 수 있는 정교한 발성과 사설 구성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성악 갈래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