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자 (Narrator)
쉽게 풀면
이야기를 실제로 들려주는 목소리, 즉 '누가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가'에 해당하는 존재예요. 작가와는 다른 존재로, 소설 속에서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나 목소리를 가리켜요.
왜 중요한가
서술자는 서사학의 가장 기본적인 분석 단위로, 서술자의 신빙성·시점·서술 층위에 따라 텍스트의 의미와 독자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규명하는 소설 비평과 서사이론 연구 전반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집니다.
핵심 정리
- 서술자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소리입니다. 실제로 글을 쓴 사람(실제 작가)과는 구별되며, 웨인 부스가 『소설의 수사학』(1961)에서 제시한 내포작가(implied author)와도 구별됩니다. 부스는 이 책에서 실제 작가와 텍스트의 가상 작가를 가르기 위해 내포작가라는 용어를 도입했습니다.
- 제라르 주네트는 ‘목소리(voice)’를 두 질문으로 나눕니다. 서술이 이야기 안(intra-diegetic)에서 나오는가 밖(extra-diegetic)에서 나오는가, 그리고 서술자가 이야기 속 인물인가(homodiegetic, 동종) 아닌가(heterodiegetic, 이종)입니다. 예컨대 『오디세이아』는 이종, 『폭풍의 언덕』은 동종 서술의 예로 소개됩니다.
- ‘신빙성 없는 서술자’(unreliable narrator)라는 용어도 부스가 1961년 책에서 만들었습니다. 부스의 정의에서 서술자는 작품의 규범, 곧 내포작가의 규범에 따라 말하고 행동하면 신빙성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신빙성이 없습니다.
- 씨모어 채트먼은 1978년 『이야기와 담론』에서 실제 작가, 내포작가, 내포 독자 등의 관계를 보이는 소통 도식을 제안했습니다.
예시로 보기
두 기준(이야기 안의 인물인가, 신빙성이 있는가)은 서로 독립입니다. 아래는 위 자료에서 확인되는 사례입니다.
| 작품 | 서술자 위치 | 메모 |
|---|---|---|
| 『오디세이아』(호메로스) | 이종 서술 | 서술자가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님 |
| 『폭풍의 언덕』(에밀리 브론테) | 이야기 속 인물이 서술하는 동종 서술 | 서술자가 인물로 등장 |
|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 주인공 스티븐스가 직접 서술하는 동종 서술 | 캐슬린 월(Kathleen Wall)은 스티븐스가 사건은 믿을 만하게 서술하되 그 해석은 믿기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신빙성 문제가 성립한다고 논함 |
신빙성 문제는 서술자가 거짓말을 한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부스의 정의는 서술자의 말이 작품 전체의 규범과 어긋나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오해 | 바로잡기 |
|---|---|
| 서술자는 작가 자신이다. | 서술자는 텍스트 안에서 이야기를 전하도록 설정된 목소리입니다. 부스는 실제 작가와 텍스트 속 내포작가를 따로 세웠습니다. |
| ‘나’가 나오지 않으면 서술자가 없다. | 서술자가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닌 이종 서술도 서술자는 존재합니다. 주네트는 이를 서술자가 인물이 아닌 경우로 분류합니다. |
| 신빙성 없는 서술자는 거짓말하는 서술자다. | 부스는 작품의 규범(내포작가의 규범)과 어긋나는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 서술자와 초점화는 같다. | 서술자는 ‘누가 말하는가’의 문제이고 초점화는 ‘누가 보는가’의 문제로 구별해 다루는 것이 주네트 이후 서사학의 관행입니다. |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교사는 아동독자가 텍스트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아동⋅청소년문학 작품의 재료와 형식에서 비롯되는 정서를 인식할 수 있도록 ① 사건과 문체 ② 사건과 서술자의 목소리 ③ 인물과 서술자의 목소리 사이의 갈등 지점을 활용할 수 있다.”
학습자의 심미적 정서 유발을 위한 교사의 역할 - 비고츠키(Vygotsky) 예술심리학 을 중심으로 -, 한국초등국어교육, 2022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캠프 세네카의 기지촌 에서 서술자는 기지촌 여성에 대한 착취를 생존의 논리라는 합리적 경제 행위로 정당화하며 착취 구조를 재구성한다.”
그는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가? : 자전적 회고 속 기지촌 여성의 대리 재현과 정동 삭제의 정치학 - 복거일과 하인즈 인수 펜클의 1990년대 소설을 중심으로 -, 우리문학연구, 2025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다른 한편, 고스트 브라더 의 서술자는 유령화된 남성 형제와의 접속만이 가능해지면서 여성, 특히 어머니와의 정동적 접촉은 차단된다.”
그는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가? : 자전적 회고 속 기지촌 여성의 대리 재현과 정동 삭제의 정치학 - 복거일과 하인즈 인수 펜클의 1990년대 소설을 중심으로 -, 우리문학연구, 2025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논문에서 '서술자'는 작가 자신이 아니라 텍스트 안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설정된 장치임을 전제하고, 그 서술자가 독자와 인물 사이의 정보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살핀다는 뜻이에요.
서술자가 이야기하는 시점과 실제 사건이 벌어진 시점 사이의 간격이 서술 내용에 대한 신뢰도 문제를 낳는다는 서사이론의 논점을 구체적 작품 분석에 적용한 예문이에요.
조금 더 깊게 보면
서술자는 이야기 세계 안에 등장하는지 여부에 따라 동종서술자와 이종서술자로, 서술자의 신뢰도에 따라 신빙성 있는 서술자와 신빙성 없는 서술자로 세분화되며, 이 구분이 서사 분석의 기본 틀을 이룹니다. 주네트(Genette)는 서술자를 이야기 내부에 등장인물로 존재하는지 여부(동종 이야기/이종 이야기)와, 자신이 서술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인지 여부(자동 이야기)로 교차 분류해, 서술자 유형을 체계적으로 구분하는 틀을 제시했다. 서술자의 신뢰성과 지식 범위, 서술 층위는 각각 독립적으로 변주될 수 있어, 동일한 이종 이야기 서술자라도 신빙성이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가 모두 존재할 수 있다.
주의할 점
서술자를 작가 본인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서술자는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적 서술 주체로서 작가의 실제 견해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서술자는 텍스트 안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소리이며, 실제로 글을 쓴 사람인 실제 작가나 텍스트가 함축하는 내포 작가와는 구분되는 별개의 서사 층위임에 유의해야 한다. 서술자가 명시적으로 '나'로 등장하지 않는 3인칭 서술에서도 은연중에 특정한 어조나 가치판단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서술자의 존재를 완전히 지운 객관적 서술은 이론적으로 상정하기 어렵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서술자 이론에서 자주 같이 나오는 개념입니다.
| 용어 | 무엇인가 |
|---|---|
| 내포작가 | 웨인 부스가 제시한, 실제 작가와 구별되는 텍스트 전체의 규범적 주체 |
| 초점화 | 서사에서 사건과 정보가 누구의 시각을 통해 걸러져 제시되는가 |
| 서사학 | 서사물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학문 분야 |
참고 문헌
- Booth, W. C. (1961). The rhetoric of fic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Genette, G. (1980). Narrative discourse: An essay in method (J. E. Lewin, Trans.). Blackwell.
- Genette, G. (1988). Narrative discourse revisited. Cornell University Press.
- Chatman, S. (1978). Story and discourse: Narrative structure in fiction and film. Cornell University Press.
- Abbott, H. P. (2002). The Cambridge introduction to narrative. Cambridge University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