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Substance)
쉽게 풀면
실체는 스스로 존재하며 다른 것에 속성으로서 얹혀 있지 않은 근본적인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 사과'는 실체이고, '빨갛다'는 그 실체가 가지는 속성이다. 속성은 항상 어떤 실체에 속해야 하지만, 실체 자체는 다른 무언가에 의존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형이상학적으로 근본적인 지위를 가진다.
왜 중요한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며 여러 속성을 담지하는 근본적 존재론적 범주인 실체로,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데카르트·스피노자에 이르기까지 형이상학 체계의 근본 구성단위로 다뤄졌다.
핵심 정리
- 실체는 다른 것에 속성으로 얹혀 있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며, 속성과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을 가리키는 형이상학 개념입니다. 사과 한 개는 실체이고 ‘빨갛다’는 사과의 속성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론』에서 제1실체를 ‘이 사람’, ‘이 말’ 같은 개별 사물로, 종과 류를 제2실체로 구분했습니다. 『형이상학』에서는 실체를 질료와 형상의 결합으로도 분석합니다.
- 데카르트는 『철학의 원리』 I부 51절에서 실체를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엄밀하게는 신만 해당하고, 피조물은 신의 보존에 의존하는 한에서만 실체라고 덧붙입니다. 그는 정신(사유)과 물체(연장)를 두 종류의 피조된 실체로 구분했습니다.
- 스피노자는 『에티카』(1677)에서 실체를 “자기 안에 있고 자기를 통해 이해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실체는 오직 하나(신 즉 자연)이며 정신과 물질은 그 속성이라고 보았습니다.
예시로 보기
| 사상가 | 실체의 수 | 실체의 성격 |
|---|---|---|
| 아리스토텔레스 | 다수의 개별 사물 | 질료와 형상의 결합체. 속성의 주체 |
| 데카르트 | 두 종류의 피조 실체(정신, 물체) + 신 | 사유와 연장이라는 서로 환원되지 않는 주된 속성 |
| 스피노자 | 하나(신 즉 자연) | 무한히 많은 속성을 지니며 정신과 물질은 속성 |
| 로크 | 기체라는 개념 | 속성을 떠받치는 “무엇인지 모를 어떤 것”으로 서술하며 그 이해 가능성을 의심 |
- 흄과 이후의 다발 이론은 사물이 별도의 기체 없이 속성들의 다발이라고 보며 실체 개념을 줄이려 했습니다.
- 칸트는 실체를 변화 속에서 지속하는 것이라는 오성의 범주(경험의 첫째 유추)로 다룹니다.
자주 하는 오해
- 물질(matter)과 같지 않습니다. 정신적 실체(데카르트)도 있고, 실체가 하나뿐(스피노자)인 체계도 있습니다.
- 본질이나 변하지 않는 핵심과 같지 않습니다. 실체는 속성이 바뀌어도 동일하게 지속하는 주체이며, 본질은 그 사물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성질입니다.
- 법학의 ‘실체법’, ‘실체적 진실’의 실체와 다릅니다. 이 낱말은 ‘실질적’이라는 뜻의 일상적 한자어이며, 형이상학의 실체 개념과 쓰임이 전혀 다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개별 사물)와 근대 철학의 실체(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기체)를 같은 의미로 읽으면 안 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이 용어를 직접 쓴 국내 논문 문장을 아직 수집하지 못했습니다. 수집되는 대로 출처와 함께 싣겠습니다.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데카르트가 실체를 '자기 존재를 위해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존재자'로 정의했다는 것을 통해, 실체 개념이 형이상학에서 갖는 근본적이고 독립적인 지위를 설명한다.
실체 개념이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닌 존재자를 구분하는 데 사용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실체 개념은 철학자에 따라 그 수(하나 대 여럿)와 성격(정신적·물질적·양쪽 모두)이 크게 다르게 규정되어,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실체관과 스피노자의 일원론적 실체관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형이상학 체계로 이어진다.
실체 개념은 로크에 이르러 속성을 지탱하는 정체불명의 '기체(substratum)'로 재정의되었는데, 이 기체가 그 자체로는 아무 속성도 갖지 않으면서 속성을 떠받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흄과 이후 다발 이론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스피노자는 반대로 실체가 오직 하나(신 즉 자연)뿐이며 정신과 물질은 그 하나의 실체가 갖는 서로 다른 속성일 뿐이라고 보아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실체관에 정면으로 맞섰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래 실체 개념은 '이 사람', '이 말'처럼 구체적 개별자를 가리켰다는 점에서, 이후 근대 철학자들이 발전시킨 훨씬 추상적인 실체 개념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주의할 점
실체 개념은 철학사에 걸쳐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등 사상가마다 정의가 상당히 다르므로, 어떤 철학자의 실체 개념을 논하는지 맥락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실체는 흔히 '변하지 않는 본질'을 뜻하는 일상어와 혼동되지만, 철학에서의 실체는 오히려 시간에 따라 속성이 변화하면서도 그 변화의 주체로서 동일하게 지속하는 것을 가리킨다는 점을 구별해야 한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 용어 | 무엇인가 | 실체와의 관계 |
|---|---|---|
| 다발 이론 | 사물은 기체 없이 속성들의 다발이라는 입장 | 실체 개념을 부정하는 쪽의 대안 |
| 실체 이원론 | 정신과 물질이 서로 환원되지 않는 별개의 실체라는 입장 | 데카르트가 대표하는 실체 이론 |
| 질형론 | 사물이 질료와 형상의 결합이라는 입장 |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 분석 방식 |
| 보편자 | 여러 개별자에 공통되는 속성이나 종류 |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제2실체는 보편자에 가까운 지위 |
참고 문헌
- Aristotle. (1984). The Complete Works of Aristotle: The Revised Oxford Translation (J. Barnes, Ed.). Princeton University Press.
- Descartes, R. (1985). The Philosophical Writings of Descartes (Vol. 1; J. Cottingham, R. Stoothoff, & D. Murdoch, Trans.). Cambridge University Press.
- Spinoza, B. de. (1677). Eth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 In Opera posthuma. Jan Rieuwertsz.
- Locke, J. (1975).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P. H. Nidditch, Ed.). Clarendon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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