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주의 (Relativism)
쉽게 풀면
모든 역사 해석은 그것을 만든 시대와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절대적으로 옳은 하나의 해석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역사서술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나아가면 어떤 해석도 다른 해석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극단적 회의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왜 중요한가
역사적 가치판단이나 진리가 특정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 상대적이라는 입장은,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를 그 자체의 기준으로 이해하려는 역사적 감정이입의 방법론적 토대가 되며, 자문화중심적 역사해석을 경계하는 데 기여합니다. 다만 상대주의는 판단의 기준이 시대마다 다르다는 기술적(記述的) 주장과,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준도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규범적 주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상대주의의 통찰을 수용하면서도 극단적 회의주의로 흐르지 않으려는 균형 잡힌 태도를 보여준다.
이 문장은 상대주의가 하나의 절대적 잣대 대신 맥락에 따른 다원적 평가 기준을 인정하는 입장임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상대주의를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면 모든 역사 해석이 동등하게 타당하다는 인식론적 회의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어, 상대주의와 객관적 사실 탐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역사철학의 오랜 논쟁거리입니다. 상대주의는 역사적 가치판단에 적용되는 경우와 역사적 사실 자체의 존재 여부에 적용되는 경우를 구분해야 하는데, 전자에 동의하더라도 후자까지 받아들이면 사료로 검증 가능한 사실조차 관점의 문제로 환원해버리는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문화상대주의가 서로 다른 사회의 관습을 그 자체의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태도라면, 역사학에서의 상대주의는 여기서 더 나아가 해석과 평가의 기준 자체가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인식론적 주장까지 포함합니다.
주의할 점
상대주의가 지나치면 명백한 사실 왜곡이나 부정론까지 하나의 관점으로 정당화하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주의를 취하는 연구자라도 사료로 검증 가능한 사실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실증적 검토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상대주의를 취하는 연구라도 사료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절차 자체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주의가 방법론적 나태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