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적 발전론 (Theory of Endogenous Development)

역사학
한 줄 정의: 조선 후기 사회가 외부의 개입 없이도 자생적으로 근대적 요소를 발전시켜 왔다고 보는 한국사학의 이론.

쉽게 풀면

식민사관의 정체성론에 맞서서, 조선 사회가 외국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상업이나 농업 기술 등에서 근대적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1960~70년대 한국사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었다. 자본주의 맹아론 논쟁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왜 중요한가

내재적 발전론은 1960~70년대 한국사학이 정체성론을 극복하기 위해 세운 틀로, 조선 후기 농업 생산력 발전, 상업 자본 형성, 신분제 동요를 근대 지향의 증거로 읽는 연구를 낳았습니다. 실학과 자본주의 맹아론이 이 틀의 대표적 산물이며, 오늘날 조선 후기 연구의 기본 문제 설정은 이 이론의 성과와 비판 위에 놓여 있습니다. 식민지근대화론과의 논쟁에서 반대편 축을 이룹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내재적 발전론에 입각한 이 연구는 조선 후기 광작과 상품작물 재배 확대를 통해 농업 생산력의 자생적 발전을 논증한다."

농업 생산력 변화를 근거로 자생적 발전 양상을 실증하려는 내재적 발전론의 논지를 보여준다.

"이 논문은 조선 후기 신분제 동요와 상업 자본 축적을 함께 검토하여 내재적 발전론이 제시한 자생적 근대화 가설을 뒷받침한다."

신분제 변화와 상업 발달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증거를 함께 제시하여 내재적 발전론의 논지를 강화하려는 서술 방식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내재적 발전론이 서구의 근대를 도달점으로 전제한다는 점에서 유럽중심주의를 내면화했다는 비판이 1990년대 이후 제기되었습니다. 자본주의 맹아의 실증적 근거가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발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목적론적 서술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이론의 비판이 곧 정체성론의 부활은 아니며, 소농 사회론처럼 발전 도식 밖에서 조선 후기를 설명하려는 대안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이론은 조선 후기의 '자본주의 맹아'를 찾는 작업에 집중했는데, 정작 그 맹아가 실제로 자본주의 발전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실증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받는다. 김용섭의 경영형 부농 연구는 조선 후기 일부 농민이 광작을 통해 부를 축적하며 계층 분화가 일어났다는 근거를 제시해, 내재적 발전론의 대표적인 실증 연구로 꼽힙니다.

주의할 점

내재적 발전론은 이후 그 실증적 근거와 이론적 전제에 대해 학계 내부에서도 비판과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광작과 상업 발달의 증거가 곧바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뜻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적이어서, 개별 사실과 그 사실이 뒷받침하는 이론적 결론을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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