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체결상의 과실 (Culpa in Contrahendo)
한 줄 정의: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한쪽 당사자의 과실로 상대방이 손해를 입었을 때 문제되는 책임입니다.
쉽게 풀면
계약을 하기 전 협상 단계에서도 당사자들은 서로를 믿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한쪽이 처음부터 이행이 불가능한 계약임을 알면서 숨기거나, 계약이 곧 될 것처럼 믿게 해 놓고 부당하게 협상을 깨면 상대방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의 손해배상 책임을 계약체결상의 과실이라고 부릅니다.
왜 중요한가
계약 성립 전 단계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의 경계에 놓여 있어 민법 이론 연구에서 꾸준히 다뤄집니다. 계약교섭의 부당파기, 정보제공의무 위반 등 실무 사건과 연결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목적이 불능한 계약을 체결할 때에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자는 상대방이 그 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535조)."
우리 민법이 명문으로 정한 계약체결상 과실 책임의 대표 조항을 요약한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독일의 법학자 예링이 체계화한 이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제535조에서 원시적 불능 계약에 관한 책임을 명시하고, 배상 범위를 신뢰이익으로 하되 이행이익을 넘지 못하게 합니다.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에 대해 우리 판례는 이를 불법행위로 보아 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적 성질을 계약책임으로 볼지 불법행위책임으로 볼지에 따라 증명책임과 시효 등이 달라져 논쟁이 이어집니다.
주의할 점
계약체결상의 과실은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의 의무를 위반하는 채무불이행과 다르며, 형법의 과실범과도 무관합니다. 우리 판례는 교섭 파기 사안에서 이 이론 대신 불법행위 법리를 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