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 (state of nature)
쉽게 풀면
자연상태는 실제 역사적 사건이라기보다, 정치 이전의 인간 조건을 상상해 국가의 필요성과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사고실험이다. 홉스는 이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끔찍한 상태로 그린 반면, 로크는 이성에 따라 어느 정도 평화가 가능한 상태로 보았다. 이러한 자연상태에 대한 상이한 전제는 각기 다른 정치체제 옹호로 이어진다. 자연상태 개념은 국가 권위의 근거를 되짚어보는 사고 도구로 기능한다.
왜 중요한가
정치사회가 형성되기 이전에 인간이 처했다고 가정되는 가상적 상태인 자연상태로, 홉스·로크·루소가 각기 다른 인간관에 기초해 사회계약의 필요성과 정부의 정당성을 논증하기 위한 사고실험적 출발점으로 활용했다. 자연상태 개념은 정부나 사회 제도가 없는 가상의 조건을 상정함으로써, 정치적 권위와 사회계약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정당화되는지를 논증하기 위한 사고실험의 출발점으로 근대 정치철학 전반에서 활용된다.
핵심 정리
- 자연상태는 국가와 법적 권위가 없다고 가정할 때 사람들이 어떻게 살지를 그려 보는 사고 장치입니다. 이로써 국가가 왜 필요한지, 어떤 조건에서 정당한지를 따집니다.
- 홉스는 『리바이어던』(1651) 13장에서 자연상태의 사람들이 능력에서 대체로 평등하다고 보고, 경쟁, 불신, 명예욕이라는 세 가지 다툼의 원인 때문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이 된다고 서술합니다. 전쟁은 실제 싸움뿐 아니라 싸우려는 알려진 성향이 있는 기간도 포함하며,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끔찍하며 잔인하고 짧다”고 합니다.
- 로크는 『통치론』 제2론(1689)에서 자연상태가 이미 자연법(이성)이 다스리는 자유와 평등의 상태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분쟁을 판정할 공통의 재판관이 없다는 불편 때문에 시민정부를 세운다고 설명합니다.
-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1755)에서 자연인을 자기 보존의 사랑과 연민을 가진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존재로 상상하고, 사유재산과 사회의 발전이 불평등과 타락을 가져왔다고 논합니다. 루소 자신도 이것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가설적 추론이라고 밝혔습니다.
예시로 보기
| 사상가 | 자연상태의 성격 | 계약의 결과 |
|---|---|---|
| 홉스(1651) | 공통 권력이 없어 전쟁 상태 | 안전을 위해 자연권을 주권자에게 양도하는 강한 국가 |
| 로크(1689) | 자연법이 작동하는 자유와 평등, 다만 불편이 있음 | 생명·자유·재산 보호를 위한 제한된 정부 |
| 루소(1755) | 평화롭고 순박하나 불평등 이전의 상태 | 일반의지에 따르는 정치 공동체(『사회계약론』) |
- 롤스(1971)의 ‘원초적 입장’은 자연상태 전통의 현대판으로 읽히지만, 국가 이전의 삶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 원칙을 고르는 공정한 절차를 모형화한 장치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 페이트먼(1988)은 사회계약 이전의 상태에서 이미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성적 계약’이 전제되어 있다며 계약론 전통을 비판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역사적 시대가 아닙니다. 자연상태는 정치 질서의 정당화를 시험하는 가정입니다. 인류학이 확인하는 실제 부족 사회와 직접 대응시키면 이론과 현실 사이에 어긋남이 생깁니다.
- 홉스·로크·루소를 한 덩어리로 말하면 안 됩니다. 같은 개념이지만 각자 인간 본성과 자연법에 대한 전제가 달라 정반대의 정치 결론에 이릅니다.
- 자연상태는 전쟁상태와 같지 않습니다. 로크는 둘을 구분했고, 자연상태가 반드시 투쟁이라는 것은 홉스의 입장입니다.
- 자연상태 논증은 인간이 원래 이기적이라는 경험적 주장이 아니라, 권위가 없다고 가정할 때 생기는 문제를 보이는 논증이라는 해석도 있어, 어느 쪽으로 읽는지에 따라 비판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토머스 홉스는 인간의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고 언급하였으며, 데이비드 흄은 인간이 사적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는 사익 추구의 공리(an axiom of self-interest)를 본성으로 갖는다고 가정한 바 있다.”
공감과 종교성: 신경과학과 종교 현상학의 접점, 동서철학연구, 2020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홉스가 자연상태를 극도로 위험한 상태로 묘사함으로써 강력한 국가 권력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보여준다.
이 문장은 철학자가 상상으로 그린 자연상태를, 실제로 존재하는 부족 사회를 설명하는 데 그대로 가져다 쓰면 이론과 현실 사이에 어긋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세 철학자가 그린 자연상태의 성격(투쟁적·평화롭지만 불안정·자유롭고 평등한 상태)이 서로 크게 다르므로, '자연상태'라는 용어를 특정 사상가의 개념으로 고정해 이해하면 오류가 생기기 쉽다. 홉스는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그려 강력한 주권자의 필요성을 정당화한 반면, 로크는 자연법이 이미 어느 정도 작동하는 비교적 평화로운 상태로 보아 제한적 정부만을 정당화했고, 루소는 원초적 자연상태를 오히려 평등하고 순박한 상태로 묘사해 사유재산과 사회의 등장을 타락의 계기로 보았다는 점에서 세 사상가의 출발점이 뚜렷이 갈린다.
주의할 점
자연상태는 실제 역사적 시기를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권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규범적·가설적 장치로 이해해야 한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 용어 | 무엇인가 | 자연상태와의 관계 |
|---|---|---|
| 사회계약론 | 정부의 권위가 구성원의 동의에서 나온다는 이론 | 자연상태는 사회계약론이 출발하는 가정 |
| 리바이어던 | 홉스가 1651년에 쓴 저서와 그가 그린 강력한 국가 | 홉스의 자연상태 서술이 실린 책 |
| 일반의지 | 공동선을 지향하는 루소의 정치 개념 | 루소의 계약 이후 정치 공동체의 원리 |
| 자연권 | 국가 이전부터 가지는 권리 | 자연상태에서도 성립한다고 가정되는 권리 |
| 무지의 베일 | 롤스의 원초적 입장에서 쓰는 정보 제약 | 자연상태 전통을 잇는 현대의 사고 장치 |
참고 문헌
- Hobbes, T. (1651). Leviathan. Andrew Crooke.
- Locke, J. (1689). Two Treatises of Government. Awnsham Churchill.
- Rousseau, J.-J. (1755). 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égalité parmi les hommes. Marc-Michel Rey.
- Rawls, J. (1971). A Theory of Justice. Harvard University Press.
- Pateman, C. (1988). The Sexual Contract. Pol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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