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따르기 역설 (Rule-following Paradox)
한 줄 정의: 과거의 어떤 사실도 우리가 특정 규칙을 따르고 있었음을 확정하지 못한다는, 비트겐슈타인에게서 비롯해 크립키가 재구성한 역설입니다.
쉽게 풀면
여러분은 지금까지 더하기를 여러 번 했지만, 57보다 큰 수는 한 번도 더해 본 적이 없다고 합시다. 그러면 여러분이 써 온 규칙이 보통의 더하기인지, 57 이상의 수가 나오면 무조건 5를 내놓는 이상한 '쿼스' 규칙인지를 구별해 줄 과거의 사실이 있을까요? 크립키는 과거 행동도, 머릿속 상태도 이를 확정하지 못한다고 보여 주며, 그렇다면 말에 의미가 있다는 것 자체가 흔들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역설은 의미와 규범성의 근거를 묻는 20세기 후반 언어철학의 큰 논쟁을 낳았습니다. 의미 회의주의, 의미의 사회적 성격, 법 해석과 규범 적용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인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크립키는 규칙 따르기 역설에 대해 의미 사실을 찾는 '직접 해결'이 아니라, 공동체의 주장 가능성 조건에 기대는 '회의적 해결'을 제안했다."
크립키가 이 역설에 내놓은 대응 방식을 정리한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문제의식은 『철학적 탐구』 201절의, 어떤 행동 방식도 규칙과 일치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규칙이 행동 방식을 확정할 수 없다는 대목에서 비롯합니다. 크립키는 1982년 『비트겐슈타인의 규칙과 사적 언어』에서 이를 '쿼스' 사례로 재구성했는데, 이것이 비트겐슈타인 자신의 생각과 같은지는 논쟁적이어서 '크립켄슈타인'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성향 이론, 의미 원초주의, 공동체 견해 등이 대응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주의할 점
사전의 '귀납의 문제'는 과거 관찰에서 미래를 추론하는 정당화 문제이고, 이 역설은 과거 사용에서 규칙의 의미 자체가 확정되느냐를 묻는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굿맨의 그루 문제와 구조가 비슷해 보이지만 한쪽은 의미, 다른 쪽은 귀납의 투사 가능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