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 실재론 (Modal Realism)
쉽게 풀면
지도 위의 다른 나라를 떠올려 봅시다. 우리가 여기라고 부르는 곳을 그곳 사람들은 거기라고 부르고, 그들에게는 자기 나라가 여기입니다. 양상 실재론은 현실이라는 말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우리 세계만 특별히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능세계들도 사람과 산과 별을 갖춘 구체적인 세계로 똑같이 존재하며, 다만 우리 세계와 시공간적으로 이어져 있지 않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말하는 사람이 속한 세계를 가리키는 지시어일 뿐입니다.
왜 중요한가
가능하다, 필연적이다 같은 양상 개념을 더 이상 설명 불가능한 원초 개념으로 남겨 두지 않고, 세계들에 대한 양화로 환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가능세계 의미론을 형식적 편의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참인 이론으로 읽으려는 시도이며, 반사실적 조건문과 속성 이론에도 통일된 분석을 제공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문장을, 우리 세계와 가장 닮은 다른 세계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한 진술로 바꾸어 읽을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양상 개념을 양화로 환원한 것입니다.
설명력을 얻는 대가로 존재한다고 인정해야 할 대상이 끝없이 늘어난다는 반론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존재자를 늘리지 말라는 절약 원칙을 근거로 삼는, 이 입장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세계에 동시에 있다고 보지 않고 세계마다 닮은 대응자가 따로 있다고 보아, 같은 사람인지 묻는 난문을 피하는 전략을 다룬 것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가능세계를 구체적 실체로 보는 극단적 양상 실재론과, 가능세계를 극대 일관 명제 집합이나 추상적 구성물로 보는 대리주의적 입장이 대비됩니다. 전자는 한 개체가 두 세계에 걸쳐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아 대응자 이론을 함께 채택합니다. 주요 반론으로는 존재론적 낭비 외에, 모든 가능한 참사가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난다면 도덕적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않느냐는 무관심 반론과, 다른 세계와 인과적 접촉이 없는데 그 세계를 어떻게 아느냐는 인식론적 반론이 있습니다.
주의할 점
가능세계 개념을 사용하는 것과 양상 실재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대다수 논리학자는 가능세계를 형식적 도구로만 쓰며 그 실재성에는 개입하지 않습니다. 물리학의 다중우주 가설과도 다릅니다. 다중우주는 하나의 물리 이론이 예측하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