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지 (Kunstwollen)
쉽게 풀면
각 시대는 세상을 보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저마다의 독특한 방식, 즉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예컨대 후기 로마 미술이 이집트나 그리스 미술만큼 '사실적'이지 않다고 해서 기술이 퇴보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시대가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어 했다는 뜻이다.
왜 중요한가
알로이스 리글의 예술의지(1893년 『양식 문제』, 1901년 『후기 로마의 공예』)는 각 시대의 미술이 개별 작가의 능력이나 재료의 제약이 아니라 그 시대 고유의 조형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개념으로, 후기 로마 미술을 '쇠퇴'가 아닌 다른 의지의 표현으로 복권해 진보주의적 미술사를 비판했습니다. 보링거의 『추상과 감정이입』, 파노프스키의 초기 논문, 젤드마이어의 구조 분석이 이 개념을 계승·비판했으며, 빈 학파 미술사학과 양식 개념 연구에서 핵심 용어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리글은 후기 로마 미술을 '쇠퇴'가 아닌 독자적 예술의지의 표현으로 재평가하며 양식 변화의 목적론적·진화론적 설명을 비판했다.
이 문장은 양식이 바뀐 이유를 기술 발전이 아니라 그 시대가 원했던 보는 방식의 변화로 설명하려 했다는 뜻입니다. 즉 진보나 퇴보라는 평가 대신 시대마다 다른 지향을 인정하는 관점을 적용한 것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예술의지가 집단 심리인지 초개인적 정신인지 형식 논리의 내재적 원리인지 리글 자신도 명확히 하지 않았고, 파노프스키(1920)는 이를 '내재적 의미'의 선험적 원리로 재해석해 리글의 심리학적 함의를 제거했습니다. 이 개념은 시대정신과 유사한 헤겔적 전체론에 기댄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리글의 '촉각적/시각적' 지각 양식 구도와 함께 읽어야 하며, 예술의지를 '작가의 의도'로 번역하면 완전한 오독입니다. 리글은 이집트 미술의 '촉각적' 지각(윤곽이 뚜렷하고 평면적인 표현)에서 로마 후기 미술의 '시각적' 지각(빛과 그림자로 표면을 암시하는 표현)으로의 이행을 예술의지의 역사적 전개로 서술했다.
주의할 점
예술의지는 개인의 심리적 의지가 아니라 초개인적인 시대적·문화적 형식 원리를 가리키는 개념임에 유의해야 한다. 예술의지는 실증적으로 검증 가능한 원인이라기보다 양식사를 서술하기 위한 해석적 원리에 가까우므로, 이를 물리적 인과관계처럼 다루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