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용융압출 (Hot-Melt Extrusion)

약학
한 줄 정의: 약물과 고분자 담체를 가열해 녹인 뒤 스크루로 밀어내면서 균일하게 섞어, 용매 없이 고체 제제를 연속으로 뽑아내는 공정입니다.

쉽게 풀면

국수를 뽑는 압출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열과 압력으로 밀어 가늘고 균일한 면발을 뽑아내듯, 열용융압출은 잘 녹지 않는 약물과 고분자를 함께 가열해 반죽처럼 만든 뒤 회전하는 스크루로 밀어내 띠나 알갱이 형태로 성형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물 결정이 풀어져 고분자 안에 분자 수준으로 흩어지므로, 물에 잘 녹지 않던 약물도 훨씬 빨리 녹게 됩니다. 유기용매를 전혀 쓰지 않고 분무건조법처럼 별도의 건조 단계를 거칠 필요도 없어 공정이 짧고 연속 생산에 유리합니다.

왜 중요한가

신약 후보물질의 상당수가 물에 거의 녹지 않아 절대생체이용률이 낮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열용융압출은 이런 난용성 약물을 비정질 상태로 안정화해 흡수를 끌어올리는 대표적 수단이며, 용매 회수 설비가 필요 없고 연속공정으로 설계하기 쉬워 상업 생산 규모로 옮기기에도 유리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난용성 항진균제를 코포비돈과 함께 열용융압출하여 비정질 고체분산체를 제조하였다."

약물을 고분자 담체와 함께 녹여 압출함으로써 결정형이 사라진 고형분산체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용해도를 끌어올리려는 대표적 제제 전략입니다.

"압출 온도를 높이자 약물의 열분해 산물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열용융압출은 열을 가하는 공정이므로 온도가 지나치면 약물이 분해된다는 의미로, 가공 온도와 안정성시험 결과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함을 보여 줍니다.

"압출물의 시차주사열량 분석에서 약물의 융해 흡열 피크가 관찰되지 않았다."

약물 결정이 남아 있지 않고 무정형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고체분산체가 제대로 형성되었는지 확인하는 표준적인 근거가 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압출기 내부는 이송·혼련·계량 구역으로 나뉘며, 스크루 형상과 회전수, 구역별 온도 설정이 약물이 받는 전단력과 체류 시간을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담체 고분자의 유리전이온도보다 높은 조건에서 가공하지만, 전단력이 충분하면 약물의 융점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고분자에 용해될 수 있습니다. 담체로는 코포비돈, 하이프로멜로스 아세테이트석시네이트, 폴리에틸렌옥사이드 등이 쓰이며 가소제를 넣어 가공 온도를 낮추기도 합니다. 압출물은 분쇄해 캡슐이나 정제로 만들거나, 다이 형상을 바꿔 임플란트나 필름으로 직접 성형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할 점

비정질 상태는 결정보다 에너지가 높아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하므로, 보관 중 다시 결정으로 돌아가는 다형전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열에 약하거나 융점이 매우 높은 약물에는 적용하기 어려워, 모든 난용성 약물의 해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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