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방향성 (directionality in translation)
쉽게 풀면
한국어가 모국어인 번역가가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것과,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것은 난이도와 느낌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방향성'이라고 부릅니다. 모국어로 옮기는 쪽을 정방향, 외국어로 옮기는 쪽을 역방향(inverse) 번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왜 중요한가
서구 번역계에서는 오랫동안 '번역은 모국어 방향으로만 해야 한다'는 규범이 강했지만, 한국처럼 한국어를 외국어로 옮길 원어민 번역가가 부족한 언어권에서는 L2 방향 번역이 일상적입니다. 따라서 방향성은 번역 교육과정 설계, 품질 기대치 설정, 인지적 노력 비교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변수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방향에 따라 인지 자원이 원문 이해와 번역문 산출 중 어디에 더 쓰이는지 비교한 결과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모국어 방향 원칙은 1976년 유네스코 번역가 권고 등에서도 표명되었으나, 포코른(Nike K. Pokorn)은 2005년 연구에서 원어민 번역이 항상 우월하다는 전제를 실증적으로 반박하며 논의를 촉발했습니다. 과정 연구에서는 L2 방향에서 목표어 산출에 더 많은 노력이 들고, L1 방향에서는 원문 이해에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대칭적 예측이 검증되어 왔습니다. 통역에서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통역하는 것을 '르투르(retour)'라고 부르며, 회의통역에서 A·B·C 언어 분류와 함께 논의됩니다. 영어 같은 매개 언어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방향성은 번역 시장의 불균형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주의할 점
양방향통역은 한 상황에서 두 방향을 번갈아 통역하는 형식을 가리키고, 방향성은 어느 방향으로 옮기느냐 자체가 가진 효과를 다루는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