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규모과정 (Submesoscale Process)
쉽게 풀면
바다의 흐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수백 킬로미터짜리 큰 소용돌이가 먼저 눈에 띕니다. 그런데 영상을 확대해 보면 그 사이사이에 폭이 몇 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가느다란 띠와 자잘한 소용돌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습니다. 이것이 준중규모 과정입니다. 큰 강에서 물살이 갈라지는 자리에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가 나뭇잎을 순식간에 물속으로 끌어내리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중규모 소용돌이가 주로 물을 옆으로 옮긴다면, 준중규모 과정은 물을 위아래로 옮깁니다. 규모가 작아지면서 회전 효과보다 관성이 세지고, 그 결과 지형류평형이 깨지며 하루에 수십 미터에 이르는 연직 속도가 만들어집니다.
왜 중요한가
위성으로도 잘 잡히지 않고 기존 기후 모형의 격자보다 작아 오랫동안 무시되었지만, 표층 아래의 영양염을 끌어올리고 표층 탄소를 심층으로 내려보내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표층혼합층의 성층을 되살려 봄철 대증식 시기를 앞당기기도 해서, 물리와 생지화학을 잇는 고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겨울에 두꺼워진 혼합층이 불안정해지면서 좁은 전선을 만들고, 그 전선을 따라 물이 빠르게 오르내렸다는 뜻입니다. 대규모 순환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큰 연직 속도입니다.
가늘고 긴 띠 모양 구조 안쪽에서 아래층의 영양염이 위로 끌려 올라왔음을 보여 줍니다. 준중규모 운동이 표층 생산을 떠받치는 경로임을 시사합니다.
격자를 촘촘히 해야만 이 규모의 운동이 표현되고, 그 운동이 혼합층을 다시 성층화시켜 깊이를 얕게 만든다는 것을 뜻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준중규모는 로스비수와 리처드슨수가 모두 1 부근인 영역으로, 준지형류 근사가 성립하지 않는 구간입니다. 대표적인 생성 기구로는 대규모 변형장이 밀도 경도를 압축하는 전선형성, 혼합층에 쌓인 유효위치에너지가 풀려나는 혼합층 경압불안정, 그리고 포텐셜와도가 음의 값을 가질 때 발달하는 대칭불안정이 꼽힙니다. 최근에는 광폭 위성 고도계와 자율 관측 플랫폼을 동원해 이 규모를 직접 겨냥한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
중규모 소용돌이를 잘게 나눈 것이 아니라, 회전 제약이 약해지면서 역학 자체가 달라진 별개의 영역입니다. 또 준중규모 운동은 혼합층을 휘저어 섞기보다 오히려 성층을 되살리는 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규모가 작다고 무조건 혼합으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