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우선순위설정 (Research Priority Setting)

연구방법론
한 줄 정의: 연구자만이 아니라 환자, 보호자, 현장 실무자까지 함께 참여시켜 "앞으로 어떤 연구 질문부터 답해야 하는가"의 순위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쉽게 풀면

연구 주제는 흔히 연구자가 혼자 정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병을 겪는 환자나 매일 현장에서 환자를 만나는 임상가는 "정말 궁금한 것"이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연구우선순위설정은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절차입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제임스린드얼라이언스(James Lind Alliance) 방식에서는, 먼저 환자·보호자·임상가에게서 "아직 답이 없는 질문"을 폭넓게 설문으로 모으고, 이미 문헌에서 답이 나온 질문을 걸러낸 뒤, 남은 질문들을 놓고 같은 참여자들이 워크숍에 모여 명목집단기법과 비슷한 방식으로 투표와 논의를 거쳐 "가장 시급히 연구해야 할 질문 10가지" 같은 최종 우선순위 목록을 만듭니다. 연구비를 배분하는 기관이나 학회가 이 목록을 참고해 다음 연구 과제를 설계하는 데 활용합니다.

왜 중요한가

연구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연구가 필요한 질문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무엇을 먼저 연구할지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연구비 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좌우합니다. 특히 환자중심연구, 보건정책, 실행연구 분야 논문에서는 연구자 중심으로만 의제가 설정될 경우 정작 현장에서 필요한 질문이 소외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절차를 다루며, 연구비 지원기관의 의제 설정 근거로도 활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제임스린드얼라이언스 방법론에 따라 환자, 보호자, 의료진 78명이 참여한 우선순위설정 워크숍을 통해 만성 요통 분야의 미해결 연구 질문 top 10을 도출하였다."

이 문장은 연구자가 임의로 주제를 정한 것이 아니라, 환자와 현장 관계자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화된 절차를 거쳐 앞으로 연구해야 할 질문의 순위를 함께 정했다는 뜻입니다.

"저소득 국가의 보건 연구우선순위설정 사업에서는 지역 보건 인력과 정책결정자를 함께 참여시켜, 국제 학계에서 주목받는 주제와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주제 사이의 괴리를 확인하였다."

이 문장은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학계와 현장의 연구 관심사가 다를 수 있으며, 우선순위설정이 이 간극을 드러내는 도구로 쓰였음을 보여줍니다.

"희귀질환 연구우선순위설정 과정에서는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설문이 어려운 만큼, 소수의 환자단체 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델파이기법을 대안으로 활용하였다."

이 문장은 참여자 모집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제임스린드얼라이언스 방식 대신 다른 합의 도출 기법을 변형해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제임스린드얼라이언스 방식은 크게 미해결 질문 수집, 기존 문헌 검토를 통한 이미 답이 나온 질문 제거, 참여자 워크숍을 통한 최종 순위 도출이라는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델파이기법이나 명목집단기법 같은 구조화된 합의 도출 방법이 함께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참여자 구성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유형의 환자에 치우치면 도출된 우선순위가 전체 대상 인구를 대표하지 못할 수 있어, 참여자 모집 과정의 대표성이 관련 논문에서 자주 검토됩니다.

주의할 점

참여자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예: 특정 병원 환자만 참여) 도출된 우선순위가 전체 환자군을 대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선순위 목록은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일 뿐, 그 질문에 어떤 답이 나올지, 혹은 그 연구가 실제로 수행 가능한지(연구비, 윤리적 문제 등)까지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이후 실행가능성연구 (Feasibility Study) 등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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