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가능성연구 (Feasibility Study)

연구방법론
한 줄 정의: 본 연구를 계획대로 실제로 해낼 수 있는지—참여자를 충분히 모을 수 있는지, 사람들이 개입을 받아들이는지, 자원이 감당되는지—를 본 연구 전에 미리 확인하는 연구입니다.

쉽게 풀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전국 단위로 크게 벌이기 전에 "과연 이걸 계획대로 실행할 수 있을까?"부터 확인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참여자 모집 공고를 냈을 때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신청하는지, 중간에 얼마나 그만두는지, 참여자들이 개입 내용을 불편해하지 않는지, 필요한 인력과 예산으로 정말 진행이 가능한지 같은 것들입니다. 실행가능성연구는 바로 이런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연구입니다. 흔히 파일럿 연구와 헷갈리는데, 파일럿 연구가 본 연구와 똑같은 절차를 축소판으로 미리 돌려보며 설문지·측정도구·진행 매뉴얼 자체에 결함이 없는지 "리허설"하는 것이라면, 실행가능성연구는 그보다 넓게 모집률, 탈락률, 수용성, 자원 소요처럼 본 연구를 아예 시작해도 될지를 가늠하는 "타당성 진단"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는 파일럿 연구가 실행가능성연구의 한 형태로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 중요한가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정책 개입 연구는 참여자 모집부터 실행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본 연구가 실제로 성립할 수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연구 자체가 중도에 좌초될 위험이 큽니다. 이 때문에 연구비 지원기관과 윤리위원회는 대규모 연구를 승인하기 전에 실행가능성연구 결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연구 설계의 견고성을 보여주는 근거로도 활용됩니다. 또한 실행가능성연구 결과는 본 연구의 표본크기 산정이나 모집 전략 수립에 직접 반영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본 무작위대조시험에 앞서 목표 모집률 80%, 8주 유지율 70%를 성공 기준으로 하는 실행가능성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문장은 본격적인 대규모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정해둔 기준(모집률·유지율 등)을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지부터 검증했다는 뜻입니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 연구 설계를 수정하거나 아예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역사회 기반 만성질환 자기관리 프로그램의 실행가능성연구에서, 참여자들의 프로그램 수용성은 높았으나 온라인 설문 도구에 대한 접근성 문제로 자료 수집률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 문장은 프로그램 내용 자체는 참여자들에게 받아들여졌지만, 실제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실행가능성연구를 통해 미리 발견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발견은 본 연구에서 자료 수집 방법을 개선하는 근거가 됩니다.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에 대한 실행가능성연구 결과, 임상 현장 인력의 업무 부담 증가가 주요 장벽으로 확인되어 본 연구에서는 별도의 전담 인력 배치를 설계에 반영하였다."

이 문장은 새로운 기술을 의료 현장에 도입하기 전에 실제 운영상의 걸림돌을 미리 파악하고, 그 결과를 본 연구 설계에 구체적으로 반영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실행가능성연구를 설계할 때는 흔히 모집률, 동의율, 유지율(추적관찰 탈락률), 개입 순응도, 자료 완결성 같은 여러 지표에 대해 사전에 구체적인 성공 기준(진행/수정 후 진행/중단 기준)을 정해둡니다. 이런 사전 기준이 없으면 실행가능성연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본 연구를 무리하게 진행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논문을 읽을 때는 저자가 어떤 지표를 무엇을 근거로 성공 기준으로 설정했는지, 그리고 실제 결과가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

실행가능성연구는 개입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가 아닙니다. 표본 크기가 작아 효과 검증을 위한 통계적 검정력이 부족하므로, 여기서 나온 효과 추정치를 본 연구의 결과인 것처럼 인용해서는 안 됩니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본 연구가 실행 가능한지를 가늠하는 것이며, 효과 크기 추정은 참고용으로만 다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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