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텍스트성 (Intertextuality)

미술사·미학
한 줄 정의: 모든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들의 인용, 흡수, 변형을 통해 구성된다고 보는 후기구조주의적 텍스트 이론.

쉽게 풀면

어떤 작품도 완전히 새롭게 혼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전에 존재했던 수많은 다른 작품과 이야기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예컨대 한 영화가 고전 신화의 구조를 은근히 빌려오면서도 현대적 배경으로 재구성할 때, 관객은 그 영화를 신화라는 또 다른 텍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게 된다.

왜 중요한가

크리스테바가 1966년 바흐친의 대화주의를 소개하며 만든 상호텍스트성은 모든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의 인용과 변형으로 짜여 있다는 개념으로, 저자의 죽음과 함께 텍스트를 저자 의도가 아닌 텍스트 간 관계의 망으로 보는 관점을 확립했습니다. 미술에서는 차용미술, 패스티시, 포스트모던 미술의 인용 전략을 설명하고, 미술사의 '영향' 개념을 대체하는 용어(미카엘 박산달의 영향 비판, 노먼 브라이슨)로도 쓰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Julia Kristeva, "Word, Dialogue and Novel"(1966)

크리스테바는 바흐친의 대화주의를 발전시켜, 모든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들의 모자이크로서 상호텍스트적 관계 속에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설은 앞선 여러 작품의 문체와 모티프를 인용하며 새로운 의미망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상호텍스트성의 사례로 분석되었다."

한 작품이 다른 작품들의 흔적을 끌어와 재구성됨으로써 독자적인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상호텍스트성 개념을 구체적 작품 분석에 적용한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상호텍스트성은 출처 확인(source hunting)이 아닙니다. 크리스테바는 특정 인용의 추적이 아니라 의미 생산의 구조적 조건을 말했고, 이후 이 개념이 출처 연구로 축소되는 것을 비판하며 '전위(transposition)'라는 용어로 바꿨습니다. 주네트는 상호텍스트성을 좁게(인용, 암시) 정의하고 상위 개념으로 '초텍스트성'을 두었으므로, 어느 정의를 따르는지 밝혀야 합니다. 미술사의 '영향' 개념이 원천에서 후속으로의 일방향을 전제한 것과 달리 상호텍스트성은 후속 작품이 원천의 의미를 바꾼다는 역방향도 포함합니다. 해럴드 블룸의 '영향의 불안'은 상호텍스트성과 인접하지만 방향이 다른 개념으로, 후대 시인이 선배 시인의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오독의 투쟁에 초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주의할 점

상호텍스트성을 단순한 '표절'이나 '인용'으로 축소해서는 안 되며, 이는 텍스트 의미 생산의 근본적 조건을 가리키는 이론적 개념이다. 상호텍스트성을 넓게 쓰면 모든 텍스트 관계를 가리키는 공허한 용어가 될 위험이 있으므로, 특정 인용인지 장르적 관습인지 문화적 코드인지 층위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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