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개가능면 (developable surface)
쉽게 풀면
종이를 둥글게 말아 원통이나 고깔을 만들 수는 있지만, 공 모양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원통이나 고깔은 다시 평평하게 펼 수 있지만 공은 펼 수 없습니다. 전개가능면은 이렇게 펼칠 수 있는 면을 말하며, 지도 투영은 구면의 정보를 일단 이런 면에 옮긴 뒤 펼쳐서 평면 지도를 만듭니다.
왜 중요한가
전개가능면 개념은 지구 표면을 왜곡 없이 평면에 옮길 수 없다는 사실의 기하학적 근거를 제공하므로, 투영 왜곡이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하는 출발점입니다. 또한 투영법을 원통도법, 원추도법, 방위도법으로 분류하는 기준 자체가 어떤 전개가능면을 썼는지에 따른 것입니다. 이 분류는 각 계열의 왜곡 분포 양상을 예측하게 해 줍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어떤 면에 지구를 비추었는지와 그 면이 지구에 어떻게 닿는지를 기준으로 투영법들을 갈래지어, 각 갈래가 어떤 왜곡을 보이는지 정리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가우스의 빼어난 정리는 곡면의 가우스 곡률이 늘이거나 줄이지 않는 변형에서 보존됨을 말하는데, 구의 곡률은 양수이고 평면의 곡률은 0이므로 구면을 평면으로 펴는 일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원통과 원뿔은 가우스 곡률이 0이어서 평면과 같은 부류에 속하므로 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투영법 가운데는 의사원통도법처럼 어떤 전개가능면에도 대응하지 않고 수학적으로 정의된 것들이 많아, 이 분류가 모든 투영법을 포괄하지는 못합니다.
주의할 점
전개가능면 분류는 직관적 설명에 유용하지만, 실제 투영식은 기하학적 투사가 아니라 수학적 정의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빛을 비춘다'는 비유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또 같은 전개가능면을 써도 정각·정적·정거 가운데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지도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