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성 (Certainty)
쉽게 풀면
확실성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하게 아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2+2=4'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확실하다고 여겨진다. 철학자들은 지식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확실성까지 요구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의 확률적 근거만으로도 충분한지를 두고 논쟁한다.
왜 중요한가
확실성은 인식론에서 오류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인식 상태를 가리키며, 데카르트적 토대주의가 확실한 기초 믿음 위에 지식 체계를 구축하려 한 이래 회의주의와의 대결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해온 개념입니다. 무어의 상식 논증과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에 관하여』는 확실성이 정당화의 산물이 아니라 오히려 정당화가 작동하기 위한 배경적 틀일 수 있다는 대안적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핵심 정리
- 확실성은 두 층위로 구분해서 다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심리적 확신은 의심하지 않는 마음의 상태이고, 인식적 확실성은 오류의 가능성이 실제로 배제된 지위입니다. 확신이 강해도 틀릴 수 있습니다.
- 데카르트는 『성찰』(1641)에서 조금이라도 의심할 여지가 있으면 거짓처럼 다루는 방법적 회의로 출발해, 의심할 수 없는 지점(생각하는 나의 존재)을 찾고 그 위에 지식을 세우려 했습니다(방법적 회의).
- 이 전통은 지식이 확실성을 요구한다고 봅니다(무오류주의). 반대로 현대 인식론에서는 지식이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도 성립할 수 있다는 오류가능주의가 널리 받아들여집니다(오류가능주의). 웅거는 『무지』(1975)에서 지식이 절대적 확실성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갖지 못하므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회의주의 쪽 결론을 옹호했습니다.
- 무어는 「외부 세계의 증명」(1939)에서 “여기 손이 하나 있다”는 것이 어떤 철학적 회의 논증의 전제보다도 확실하다고 보았습니다.
- 비트겐슈타인은 『확실성에 관하여』(1969)에서 “나는 손이 있다” 같은 문장이 증거로 뒷받침되는 결론이라기보다 의심과 정당화가 움직이는 틀에 속한다고 논했습니다. 이 틀을 경첩(hinge)에 비유하고, 이를 “힌지 명제”로 부르는 것은 주석가들의 용어입니다. 힌지 명제를 지식으로 볼지 비인식적 믿음으로 볼지 해석이 갈립니다.
예시로 보기
| 사례 | 심리적 확신 | 인식적 확실성이 있다고 보는가 |
|---|---|---|
| “2 + 2 = 4” |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짐 | 대체로 확실하다고 봅니다. 데카르트는 사악한 악마 가설 아래서는 수학조차 의심할 수 있다고 사고실험으로 따졌습니다. |
|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 데카르트에게는 최대 | 데카르트가 의심 불가능한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이 논증이 얼마만큼을 보증하는지는 논쟁이 있습니다. |
| “내일 해가 뜬다” | 매우 높음 | 흄(1748)은 이런 기대가 과거 경험의 습관에 기댄 것이어서 논증적 확실성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
| “나는 손이 있다” | 매우 높음 | 무어는 확실하다고 보았고, 비트겐슈타인은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의심의 틀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
이 표처럼 같은 문장도 “내가 확신하는가”, “오류가 배제되었는가”, “의심 자체가 의미를 갖는가”라는 서로 다른 질문의 대상이 됩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오해 | 바로잡기 |
|---|---|
| 확신이 강하면 확실한 지식이다. | 확신은 심리 상태일 뿐입니다. 강하게 확신해도 틀린 믿음일 수 있습니다. |
| 오류가능주의는 회의주의다. | 오류가능주의는 지식이 있다고 보되 무오류성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회의주의는 지식 자체를 의심합니다(회의주의). |
| 확실성은 필연성과 같다. | 필연성은 명제의 양상이고 확실성은 앎의 상태입니다. 필연적 진리를 모를 수 있고, 우연한 사실을 확실히 알 수도 있습니다(필연성). |
| 비트겐슈타인은 확실성을 부정했다. | 『확실성에 관하여』는 확실성이 증거 위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활동의 배경에 있다고 논하는 것이어서, 확실성의 존재를 부정하는 책이 아닙니다. |
| 철학적 확실성은 일상어 “확실하다”와 같다. | 일상어는 “충분히 믿을 만하다”는 뜻으로도 쓰지만, 철학에서는 오류 가능성의 배제 여부가 쟁점입니다. |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리쾨르는 「의지의 철학」을 통해 근대적 주체의 확실성을 효과적으로 해체한다.”
폴 리쾨르 철학에서의 존재론, 기독교철학, 2023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실제로 스피노자는 계시를 지식으로 간주하고 그 확실성을 인정한다.”
스피노자의 종교론 연구 - 성서해석과 철학의 관계를 중심으로 -, 철학탐구, 2020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계시의 확실성은 도덕적 차원의 확실성으로서 이론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확실성을 표현한다.”
스피노자의 종교론 연구 - 성서해석과 철학의 관계를 중심으로 -, 철학탐구, 2020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지식을 얻기 위해 반드시 절대적으로 확실해야 한다는 데카르트적 기준을 완화하여, 어느 정도 오류 가능성이 있어도 지식이 성립할 수 있다는 오류가능주의의 입장을 보여준다.
확실성을 절대적 기준 하나로만 보지 않고, 실천적 맥락에 따라 여러 층위로 나누어 이해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서술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확실성을 심리적 확신(주관적으로 의심할 수 없음)과 인식적 확실성(오류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됨)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논의가 쉽게 혼란에 빠집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나는 손이 있다'와 같은 명제가 증거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의심과 정당화라는 언어게임이 성립하기 위한 힌지(hinge) 역할을 한다고 보아 데카르트적 틀 자체를 재구성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확실성에 관하여』에서 '나는 손이 있다' 같은 명제가 증거로 뒷받침되는 결론이 아니라, 애초에 의심과 정당화라는 언어게임 자체가 작동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힌지 명제라고 봄으로써 데카르트적 확실성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했다.
이 관점에서는 힌지 명제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언어게임의 규칙을 어기는 것이어서, 그것을 별도로 정당화하거나 의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주의할 점
확실성은 명제 자체의 필연성과는 다른 개념이다. 필연적으로 참인 명제라도 우리가 그것을 확실하게 알지 못할 수 있고, 우연적 명제를 매우 확실하게 알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확실성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확신과, 논리적으로 오류가 배제된 인식적 지위라는 두 층위로 구분해서 다루어야 하며, 둘을 혼동하면 회의주의 논증에 대한 대응이 서로 다른 층위의 논의를 뒤섞게 된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확실성 주변에서 섞여 쓰이는 개념입니다.
| 용어 | 무엇을 가리키나 | 확실성과의 차이 |
|---|---|---|
| 확실성 | 오류 가능성이 배제된 앎의 지위 | — |
| 확신(심리적 확실성) | 의심하지 않는 마음 상태 | 옳은지 여부와 무관 |
| 필연성 | 달리 될 수 없는 명제의 양상 | 세계 쪽의 성질 |
| 정당화 | 믿음을 뒷받침하는 이유의 정도 | 확실하지 않아도 충분할 수 있음 |
| 오류가능주의 | 지식이 오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도 성립한다는 입장 | 확실성 요구를 낮춤 |
| 토대주의 | 확실한 기초 믿음 위에 지식을 쌓는다는 입장 | 확실성을 기초에 요구 |
참고 문헌
- Descartes, R. (1641). Meditationes de prima philosophia. Michel Soly.
- Hume, D. (1748). Philosophical Essays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A. Millar.
- Moore, G. E. (1939). Proof of an external world. Proceedings of the British Academy, 25, 273–300.
- Wittgenstein, L. (1969). On Certainty (G. E. M. Anscombe & G. H. von Wright, Eds.). Basil Blackwell.
- Unger, P. (1975). Ignorance: A Case for Scepticism. Clarendon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