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코딩 (Axial Coding)
쉽게 풀면
이사할 때를 떠올려보세요. 먼저 상자마다 물건을 종류별로 나눠 담는 단계(그릇, 옷, 책)가 있고, 그다음에는 "이 그릇은 부엌 어느 서랍에, 이 옷은 어느 계절에 입을지"처럼 물건들 사이의 관계와 쓰임새를 따져 다시 배치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근거이론 분석에서 개방코딩이 전자라면, 축코딩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개방코딩으로 잘게 쪼개 이름 붙인 개념들("불안", "정보 부족", "회피 행동" 등)을 두고,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그 결과인지, 어떤 맥락에서 일어나는지"를 다시 연결해 하나의 중심 현상을 축으로 개념들의 관계를 그물처럼 엮어내는 작업입니다.
왜 중요한가
질적 연구, 특히 근거이론을 표방하는 논문에서는 개방코딩만으로 분석을 끝내면 "개념 목록"에 머무르고 만다는 지적을 자주 받습니다.
축코딩은 흩어진 개념들 사이의 인과·맥락·상호작용 관계를 밝혀 하나의 이론적 얼개로 발전시키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사자와 독자가 "이 연구의 분석이 단순 요약을 넘어 이론적 설명력을 갖췄는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 단계입니다.
간호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등 현장 경험을 다루는 질적 연구에서 축코딩 결과표(패러다임 모형)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떤 절차인가
개방코딩으로 자료를 쪼개 개념과 범주를 만든 뒤, 범주들을 서로 연결합니다. Strauss와 Corbin(1990)의 절차에서는 ‘패러다임 모형’의 칸에 범주를 배치합니다.
- 중심현상 고르기: 여러 개념을 아우르는 범주 하나를 정합니다.
- 인과적 조건: 그 현상이 일어나게 한 사건·요인을 찾습니다.
- 맥락과 중재적 조건: 현상이 일어나는 구체적 상황, 그리고 전략의 효과를 키우거나 줄이는 더 넓은 조건을 찾습니다.
- 작용/상호작용 전략: 참여자가 현상에 대처하는 행동을 정리합니다.
- 결과: 전략의 결과(변화, 후속 경험)를 정리합니다.
- 자료로 돌아가 관계가 실제로 뒷받침되는지 계속 비교하며 점검합니다(지속적 비교법).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가상의 예: 직장인 환자의 치료 병행 경험을 면담한 자료의 일부.
| 패러다임 칸 | 범주(가상) |
|---|---|
| 인과적 조건 | 치료 일정과 업무 일정의 충돌 |
| 중심현상 | 병을 숨길지 말지의 갈등 |
| 맥락 | 소규모 직장, 대체 인력 부족 |
| 중재적 조건 | 상사의 이해 정도, 동료 지지 |
| 작용/상호작용 전략 | 선택적으로 알림, 연차를 돌려 씀 |
| 결과 | 치료 지연, 직무 부담 증가, 또는 조정된 근무 |
- 얻는 것: 흩어진 범주 사이의 관계를 구조화하여 이후 선택코딩에서 핵심 범주를 중심으로 이론을 통합할 바탕이 됩니다.
- 갈래: Glaser는 패러다임 모형이 자료에 틀을 억지로 씌운다고 비판했고(Glaser, 1992), Charmaz(2006)는 축코딩을 필수 단계로 두지 않고 초점 코딩과 이론적 코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같은 근거이론이라도 축코딩을 쓰지 않는 갈래가 있습니다. 또한 Kelle(2005)은 틀에 맞춰 자료를 해석하게 될 위험을 논의합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 어떤 근거이론 전통(Strauss와 Corbin, Glaser, Charmaz)의 절차인지 밝힙니다. 축코딩이라고 쓰면 대개 Strauss와 Corbin의 절차를 따른 것으로 읽힙니다.
- 패러다임 모형을 그림이나 표로 보이고, 각 범주의 근거가 된 면담 인용을 함께 제시합니다.
- 개방코딩 → 축코딩 → 선택코딩의 순서가 실제 분석에서는 오가며 진행되었음을 밝히는 것이 정직합니다.
- 분석의 신뢰성 확보 전략(동료 검토, 참여자 확인)을 적습니다.
문장의 예(가상): “개방코딩으로 도출한 범주를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인과적 조건, 중심현상, 맥락,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로 재구성하였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둘째, 축코딩에서는 중심현상으로〔막막하고 불안한 자녀의 앞날〕이 구체화되었다.”
발달장애 자녀의 성인기 삶을 준비하는어머니의 견해에 대한 근거이론적 접근, 특수교육저널:이론과 실천, 2017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총 12회의 면담(각 40~80분)은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을 통해 주요 범주를 도출하고패러다임 모형을 구성하였다.”
간호학과 만학도의 대학생활 적응과정에 대한 근거이론, Crisisonomy, 2025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처음에 흩어져 있던 87개의 낱개 개념들을, "무엇이 원인이 되어(인과적 조건) 어떤 상황에서(맥락)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며(전략)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라는 관계 틀로 다시 묶어 정리했다는 뜻입니다.
보건간호 분야의 이 예문은 축코딩을 통해 하나의 중심현상(낙인)을 축으로, 주변 조건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대응 전략으로 갈라지는지를 패러다임 모형 형태로 보여줍니다.
교육학 분야의 이 예문은 시간 흐름에 따라 원인-중재 조건-결과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축코딩으로 재구성한 사례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축코딩 결과는 보통 스트라우스와 코빈이 제시한 "패러다임 모형"의 틀 — 인과적 조건, 맥락,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 — 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틀 안에서 여러 개념을 아우르는 하나의 개념을 "중심현상"이라 부르며, 이후 지속적 비교법을 통해 범주들을 계속 비교·수정하면서 관계의 타당성을 점검합니다.
다만 최근 근거이론 논의에서는 패러다임 모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자료의 성격에 맞게 유연하게 변형해 쓰는 경향도 있다는 점을 함께 알아두면 논문을 읽을 때 도움이 됩니다.
주의할 점
축코딩은 개방코딩이 충분히 이루어진 뒤에 진행해야 합니다. 자료를 깊이 쪼개기도 전에 성급하게 원인-결과 틀부터 세우면, 실제 자료보다 연구자의 선입견이 앞서 근거이론의 핵심인 "자료에서 이론이 나온다"는 원칙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코딩의 단계 이름은 비슷하지만 하는 일이 다릅니다.
| 단계 | 하는 일 | 결과 |
|---|---|---|
| 개방코딩 | 자료를 쪼개 개념과 범주를 만듦 | 많은 개념, 초기 범주 |
| 축코딩 | 범주 사이의 관계를 패러다임 모형으로 연결 | 관계로 이어진 범주들 |
| 선택코딩 | 핵심 범주를 정하고 나머지를 통합 | 이론의 골격 |
참고 문헌
- Glaser, B. G., & Strauss, A. L. (1967).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 Strategies for Qualitative Research. Aldine.
- Strauss, A., & Corbin, J. (1990).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Grounded Theory Procedures and Techniques. Sage.
- Glaser, B. G. (1992). Basics of Grounded Theory Analysis: Emergence vs. Forcing. Sociology Press.
- Charmaz, K. (2006). Constructing Grounded Theory: A Practical Guide Through Qualitative Analysis. Sage.
- Kelle, U. (2005). “Emergence” vs. “forcing” of empirical data? A crucial problem of “grounded theory” reconsidered. Forum: Qualitative Social Research, 6(2), Art. 27.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