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코딩 (Open Coding)
쉽게 풀면
이사를 위해 짐을 쌀 때를 떠올려보세요. 방 안에 뒤섞인 물건들을 일단 하나씩 집어 들고 "이건 주방용품", "이건 책", "이건 옷"처럼 이름표를 붙여 상자에 나누어 담습니다. 개방코딩도 이와 비슷합니다.
인터뷰 녹취록을 한 줄씩 읽으면서 "이 문장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지?"를 스스로 묻고, 그 내용에 짧은 이름(코드)을 붙입니다. 예를 들어 "야근이 잦아서 지쳤다"는 문장에는 '과도한 업무량'이라는 코드를 붙이는 식입니다.
이렇게 자료 전체에 골고루 이름표를 붙이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 이 코드들을 서로 연결하고 묶어 더 큰 개념과 이론을 만들어갑니다.
왜 중요한가
개방코딩은 질적 자료를 이론으로 발전시키는 근거이론 접근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이 단계가 얼마나 꼼꼼하게 이루어졌는지가 이후 축코딩·선택코딩 단계와 최종 이론의 신뢰성을 좌우합니다. 정량 연구의 통계 검정처럼 명확한 수식은 없지만, 자료에 근거해 개념을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근거이론 방법론의 엄격성을 보여주는 핵심 근거로 다뤄지기 때문에 방법론 절 서술에서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어떤 절차인가
- 자료 읽기: 전사한 면담이나 현장노트를 먼저 전체적으로 읽습니다.
- 잘게 쪼개 이름 붙이기: 문장·구절 단위로 읽으며 각 부분에 짧은 이름(코드)을 붙입니다. 참여자가 쓴 말을 그대로 코드로 삼는 ‘생생한 코드(in vivo)’를 쓰기도 합니다.
- 끊임없는 비교: 새 조각을 기존 코드와 비교해 같으면 묶고 다르면 새 코드를 만듭니다.
- 개념과 범주로 묶기: 비슷한 코드를 모아 개념으로, 개념을 모아 범주로 올립니다.
- 메모 쓰기: 코드를 만들면서 떠오른 생각과 코드 간 관계를 메모로 남깁니다. 이후 축코딩, 선택코딩으로 이어집니다.
| 면담 발언(가상) | 코드 | 상위 개념 |
|---|---|---|
| “퇴근하고도 환자 걱정에 잠이 안 와요.” |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걱정 | 일과 삶의 경계 약화 |
| “동료가 대신 들어와 줘서 겨우 쉬었어요.” | 동료의 대체 근무 | 동료 지원 |
| “휴가를 쓰는 게 눈치 보여요.” | 휴가 사용의 눈치 | 조직 분위기의 압력 |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 쓰는 경우: 근거이론처럼 자료에서 이론을 만들려는 연구, 주제분석·내용분석의 초기 단계.
- 얻는 것: 연구자의 가설에 갇히지 않고 자료에서 나온 개념, 이후 분석(축코딩 등)의 재료.
- 학파에 따른 차이: 개방코딩은 Strauss와 Corbin의 근거이론(개방·축·선택코딩)에서 쓰는 이름입니다. Glaser는 개방코딩과 선택코딩을 묶어 실질 코딩이라 부르고 그 뒤에 이론적 코딩을 두며, Charmaz는 초기 코딩과 초점 코딩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논문에서는 따르는 방법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계: 코드를 붙이는 일에는 연구자의 판단이 들어갑니다. 코드 수가 많다고 분석이 깊은 것은 아니며, 범주로 올려 이론적 의미를 만들어야 합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 따른 방법(Strauss & Corbin, Charmaz 등)의 출처와 분석 단위(줄, 문장, 문단)
- 코더의 수와 역할, 코딩 도구(NVivo, ATLAS.ti, MAXQDA 등), 코드북의 관리
- 결과: 개념 수, 하위범주 수, 범주 수와 대표 예시 인용을 표로 제시
- 신뢰성 확보 방법: 동료 검토, 연구 참여자 확인, 포화 판단 근거
보고 문장의 예(가상): “녹취 자료를 문장 단위로 읽으며 개방코딩을 실시하여 62개의 개념을 도출하였고, 이를 14개의 하위범주와 6개의 범주로 묶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면담내용의 전사자료를 근거이론 방법의 개방코딩 방법을 적용하여 개념, 하위범주, 상위범주, 주제를 도출하였다.결과: 면담자료의 분석결과, 47개의 개념, 14개의 하위범주, 7개의 상위범주와 3개의 주제로 분류하였다.”
초등교사와 학부모의 학교환경 언어재활 지원 요구에 대한 질적 연구, 언어치료연구, 2022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총 12회의 면담(각 40~80분)은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을 통해 주요 범주를 도출하고패러다임 모형을 구성하였다.”
간호학과 만학도의 대학생활 적응과정에 대한 근거이론, Crisisonomy, 2025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면접 내용을 잘게 쪼개 각 부분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을 먼저 한 뒤, 비슷한 이름표들을 다시 묶어 상위 개념으로 정리했다"는 뜻입니다.
간호학·보건학 질적 연구에서 흔히 보이는 문장으로, 한 사람의 주관적 해석에 의존하지 않도록 여러 연구자가 각자 코딩한 결과를 맞춰보며 신뢰성을 높였다는 의미입니다.
경영학·정보학 분야에서 텍스트 자료에 개방코딩을 적용한 예로, 코딩과 동시에 연구자의 생각을 기록하는 메모잉(memoing)을 병행했음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개방코딩에서 나온 초기 코드들은 이후 축코딩(axial coding) 단계에서 원인·맥락·결과 등의 관계로 재구성되고, 다시 선택코딩(selective coding) 단계에서 핵심 범주로 통합됩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코딩과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는 메모잉을 병행하며, 새로운 자료를 수집해도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나오지 않는 시점인 이론적포화에 도달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합니다. 코딩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연구자가 함께 코딩하고 그 일치도를 검토하는 방식도 널리 쓰입니다.
주의할 점
개방코딩은 근거이론 분석의 첫 단계일 뿐이며, 코딩이 충분히 반복되어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나오지 않는 상태를 이론적포화라고 부릅니다.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같은 문장도 다른 코드로 분류될 수 있어, 여러 연구자가 함께 코딩하며 일치도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근거이론의 코딩 단계는 이름이 비슷합니다.
| 용어 | 하는 일 | 결과물 |
|---|---|---|
| 개방코딩 | 자료를 쪼개 이름을 붙임 | 개념, 범주 |
| 축코딩 | 범주의 원인·맥락·전략·결과를 연결 | 패러다임 모형 |
| 선택코딩 | 핵심 범주로 통합 | 이론 |
| 주제분석 | 코드를 모아 주제를 만듦(근거이론과 별개의 방법) | 주제 |
참고 문헌
- Strauss, A., & Corbin, J. (199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2nd ed.). SAGE.
- Glaser, B. G., & Strauss, A. L. (1967).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 Strategies for Qualitative Research. Aldine.
- Charmaz, K. (2014). Constructing Grounded Theory (2nd ed.). SAGE.
- Saldaña, J. (2021). The Coding Manual for Qualitative Researchers (4th ed.). SAGE.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