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비교법 (Constant Comparative Method)
쉽게 풀면
옷장을 정리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옷 한 벌을 집을 때마다 "이건 이미 정리해둔 '외투' 더미와 비슷한가, 아니면 새로운 더미를 만들어야 하나?"를 계속 되묻고, 더미가 쌓일수록 "외투 더미를 다시 '겨울 외투'와 '가벼운 재킷'으로 나눠야겠다"처럼 분류 기준 자체도 계속 손봅니다. 지속적 비교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나 관찰에서 나온 자료 한 조각(사건, 발언, 사례)을 코딩할 때마다 그것을 이전에 코딩해둔 다른 조각들과 나란히 놓고 "같은 개념인가, 다른 개념인가, 아니면 기존 범주를 쪼개거나 합쳐야 하는가"를 반복적으로 검토합니다. 이 비교는 자료 수집이 끝난 뒤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모으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됩니다.
왜 중요한가
질적 연구, 특히 근거이론에서는 연구자가 자료를 모으기 전에 이론을 정해두지 않고 자료로부터 개념과 범주를 귀납적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지속적 비교법은 이 귀납 과정이 연구자의 자의적인 인상이 아니라 자료 간의 체계적인 대조에 근거하도록 만들어주는 핵심 절차이기 때문에, 근거이론 논문의 분석 방법 절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언급됩니다. 또한 이 방법은 자료 수집과 분석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하게 만들어, 이후 다룰 이론적 표집이나 이론적 포화 판단의 토대가 됩니다. 그래서 근거이론뿐 아니라 코딩 절차를 신뢰성 있게 제시해야 하는 여러 질적 연구 전통에서도 응용되어 쓰입니다.
어떤 절차인가
- 인터뷰나 관찰 자료에서 사건(incident)을 뽑아 코딩하고 개념을 붙입니다.
- 새 사건이 나올 때마다 이미 만든 사건·개념·범주와 나란히 놓고 같은지 다른지 따집니다. 사건과 사건, 개념과 개념을 비교하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입니다.
- 비교 결과에 따라 개념을 합치거나 쪼개고, 이름을 고치고, 범주의 속성(property)과 차원(dimension)을 다듬습니다.
- 비교하며 떠오른 생각을 근거이론의 메모(memo)에 그때그때 적어 두었다가 개념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이론을 세우는 데 씁니다.
이 비교는 자료를 다 모은 뒤 한 번 하는 일이 아니라 자료를 모으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집니다.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 Glaser와 Strauss가 임종 환자 연구를 함께 하며 개발한 방법으로 소개됩니다. 방법의 이름을 제목에 내건 Glaser(1965)의 논문과 두 사람의 『근거이론의 발견』(1967)이 대표 문헌입니다.
- 연구자가 미리 정한 이론이 아니라 자료에서 개념과 범주를 이끌어내야 할 때, 분석을 인상이 아닌 체계적 대조에 기대게 해 줍니다.
- 얻는 것은 정교해진 범주(속성과 차원)와 범주 사이의 관계입니다. 질적 인터뷰 분석에서 이 방법을 쓰는 방식을 다룬 문헌으로 Boeije(2002)가 있습니다.
- 표준화된 절차라기보다 연구자의 해석적 판단이 들어가는 과정이므로, 비교와 범주화를 어떻게 했는지 투명하게 적는 것이 신뢰성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 자료 수집을 언제 멈출지는 이 방법이 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료 포화와 이론적 표집이 다루는 문제입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 분석 단위(사건, 문장, 문단)와 무엇을 무엇과 비교했는지(사건-사건, 개념-개념)를 적습니다.
- 코딩 단계(개방·축·선택 코딩 등)와 코딩한 사람의 수, 의견이 다를 때의 처리 방식을 적습니다.
- 비교로 범주가 바뀐 구체적인 사례를 한두 개 보여 줍니다. 예: 가상의 서술 “인터뷰 전사본은 수집한 직후 지속적 비교법으로 기존 범주와 대조했고, 이 과정에서 하위 범주 두 개를 하나로 통합했다.”
- 메모를 어떻게 남기고 활용했는지 적습니다.
- 자료 수집을 멈춘 기준은 비교법과 별도로 밝힙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수집된 자료를 지속적비교법을통해 분석한 결과 4개의 범주와 10개의 주제모음, 32개의 주제로 정리 되었다.”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간호사의 역할과 갈등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상담심리교육복지, 2019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연구자가 인터뷰 자료를 다 모은 뒤 몰아서 분석한 것이 아니라, 자료가 들어올 때마다 즉시 기존 범주와 비교하며 분석 틀을 계속 수정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슷한 범주끼리 합쳐지거나 새로운 범주가 분리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이는 질적 연구, 특히 근거이론 연구 방법론 절에서 분석 절차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간호학이나 보건학 질적 연구에서는 관찰과 인터뷰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예문처럼 초기에 세분화된 코드들을 지속적 비교를 통해 더 상위의 범주로 통합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새로 들어오는 자료가 기존 범주의 정의나 경계를 넓히거나 좁히는 데 계속 반영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경영학이나 조직 연구에서는 포커스그룹처럼 여러 회차에 걸쳐 자료가 순차적으로 쌓이는 경우가 흔한데, 이 예문은 뒤에 나온 자료가 앞서 만든 범주와 맞지 않을 때 범주 자체를 수정하는, 지속적 비교법의 되먹임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지속적 비교법은 대체로 개방코딩(open coding), 축코딩(axial coding), 선택코딩(selective coding)과 같은 단계적 코딩 절차와 맞물려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각 단계마다 새 자료를 기존 코드·범주와 비교하는 작업이 반복됩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범주들의 속성(property)과 차원(dimension)을 계속 다듬어가는 것이 목적이며, 단순히 자료를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주 간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데까지 나아갑니다. 또한 비교 과정에서 떠오른 생각을 그때그때 기록해 두는 메모잉(memoing)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메모들은 나중에 범주를 통합하거나 이론을 구성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됩니다. 다만 지속적 비교법 자체는 표준화된 절차라기보다 연구자의 해석적 판단이 반영되는 과정이므로, 논문에서는 비교와 범주화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기술했는지가 신뢰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주의할 점
지속적 비교법은 자료를 "언제까지" 모을지를 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모은 자료를 "어떻게" 다뤄서 개념을 다듬을지에 대한 분석 기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자료 수집을 언제 멈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이론적포화이며, 지속적 비교법은 포화에 도달하기까지 자료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범주를 정교화하는 실질적인 작업 방식을 가리킵니다. 두 개념은 함께 쓰이지만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는 점에서 구분해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 용어 | 한 줄 설명 | 답하는 질문 |
|---|---|---|
| 지속적 비교법 | 새 자료를 기존 자료·개념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범주와 이론을 다듬는 분석 기법 | 자료를 어떻게 분석할까 |
| 근거이론 | 자료로부터 반복적으로 개념을 도출해 이론을 구축하는 질적연구 방법 | 무엇을 만들어 내는 연구인가 |
| 이론적 표집 | 자료를 분석하며 떠오른 이론적 아이디어에 맞춰 다음 참여자나 자료를 선택하는 표집 방식 | 다음에 누구·무엇을 볼까 |
| 자료 포화 | 자료를 더 모아도 새로운 주제나 정보가 나오지 않는 시점 | 언제 모으기를 멈출까 |
참고 문헌
- Glaser, B. G. (1965). The constant comparative method of qualitative analysis. Social Problems, 12(4), 436–445.
- Glaser, B. G., & Strauss, A. L. (1967).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 Strategies for Qualitative Research. Aldine.
- Boeije, H. (2002). A purposeful approach to the constant comparative method in the analysis of qualitative interviews. Quality and Quantity, 36(4), 391–409.
- Corbin, J., & Strauss, A. (200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3rd ed.). Sage Publication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