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이론 (Grounded Theory)
쉽게 풀면
보통 연구는 먼저 이론이나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데이터로 검증합니다. 근거이론은 그 반대로, 미리 정한 가설 없이 인터뷰나 관찰 자료를 꼼꼼히 읽으며 반복되는 패턴과 개념을 찾아내고, 그 개념들을 연결해서 하나의 이론을 새로 만들어냅니다. 마치 흩어진 퍼즐 조각(인터뷰 내용들)을 계속 맞춰보다가 점점 전체 그림(이론)이 드러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왜 중요한가
근거이론은 아직 설명 이론이 부족한 새로운 사회현상이나 조직현상을 다룰 때 유용해, 간호학·경영학·교육학·사회복지학 등 실천 지향적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됩니다. 현상의 과정과 맥락을 자료에 밀착해 설명하려는 연구자들이 즐겨 채택하며, 이후 양적연구로 이어지는 개념적 토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탐색적 연구단계에서 이론을 세우는 방법으로 자주 인용됩니다.
어떤 절차인가
근거이론은 Glaser와 Strauss(1967)의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에서 비롯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면서 동시에 분석하고, 분석에서 나온 질문으로 다음 자료를 모으는 순환 과정입니다.
- 자료 수집(인터뷰·관찰 등)과 동시에 사건·진술을 비교하며 개념 이름을 붙입니다(개방코딩).
- 계속 비교(constant comparison)하며 비슷한 개념을 범주로 묶고, 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밝힙니다.
- 이론적 표집(theoretical sampling): 범주를 더 채우고 검증하기 위해 다음에 누구를 인터뷰할지 분석 결과로 정합니다.
- 범주 간 관계를 엮고(축코딩), 핵심 범주를 중심으로 통합합니다(선택코딩).
- 새 자료가 새 범주나 속성을 더하지 못할 때 이론적 포화로 보고 마무리하며, 연구 내내 메모를 써서 생각의 흔적을 남깁니다.
학파별 차이가 있습니다. Glaser의 고전적 근거이론, Strauss와 Corbin(1990, 1998)의 체계적 절차(인과 조건 → 현상 → 맥락·중재 조건 → 작용/상호작용 전략 → 결과를 묶는 패러다임 모형), Charmaz(2006)의 구성주의적 근거이론입니다. 한국 논문에서는 Strauss와 Corbin의 절차를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 쓰기 좋은 질문: ‘어떻게 일어나는가’ 같은 과정·행위·상호작용을 묻고, 기존 이론이 부족한 현상을 탐색할 때 맞습니다.
- 얻는 것: 특정 현장과 대상에 대한 실체 이론(substantive theory)이나 핵심 범주를 중심으로 한 설명 틀입니다.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일반 법칙을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 표본: 확률 표집이 아니라 이론적 표집이므로 ‘몇 명이어야 한다’는 정해진 기준이 없고, 범주가 포화되었는지가 기준입니다.
- 비슷한 방법과의 차이: 주제분석이나 내용분석은 자료의 주제를 정리하는 데 그칠 수 있지만, 근거이론은 범주 간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을 만드는 데까지 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 적어야 할 것 | 예 |
|---|---|
| 어느 접근을 따랐는가 | 고전적(Glaser) / 체계적(Strauss & Corbin 1998) / 구성주의적(Charmaz 2006) 중 무엇인지, 왜 그것을 택했는지 |
| 참여자 선정 | 선정 기준과 이론적 표집의 흐름(처음 누구를 만났고 분석에 따라 누구를 추가했는지) |
| 코딩 결과 | 개방코딩 → 범주화 → 핵심 범주로 이어지는 과정과 범주 표 또는 패러다임 모형 그림 |
| 포화 판단 | 어느 시점에 새 개념이 더 나오지 않았는지, 누가 판단했는지 |
| 신뢰성 확보 | 참여자 확인, 동료 검토, 메모·감사 추적(audit trail) 등 |
| 한계 | 연구 맥락에 한정된 이론이며 일반화 범위가 제한됨 |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적-귀납적 패러다임 하에서 “자료에 근거한 이론 창출”을 목표로 하는 근거이론 방법(grounded theory method)은 기존 이론에 대한 검증을 금과옥조로 삼는 양적-연역적 패러다임의 다른 한 쪽에서 방법론적 균형을 가져올 것이다.”
질적 연구의 심화와 확장: 한국 정치학 연구에서의 근거이론 방법 적용 가능성, 정치·정보연구, 2020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이를 위해 부산광역시와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자녀 어머니 7명을 대상으로 Strauss와 Corbin(1998)이제시한 근거이론 연구절차에 따라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주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발달장애 자녀의 성인기 삶을 준비하는어머니의 견해에 대한 근거이론적 접근, 특수교육저널:이론과 실천, 2017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이를 위해 중국유학생인 5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고 녹취된 자료는 근거이론의 초기 단계인 지속적 분석 방법을 활용한 개방코딩을 통해 48개의 개념, 20개의 하위범주 및 7개의 범주로 분석되었다.”
사회복지학전공 유학생의 현장실습 경험에 대한 연구 - H 대학교 중국인 유학생의 어려움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실천과 연구, 2016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기존 이론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간호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반복해서 분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설명 모형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뜻입니다.
경영학·소비자학 분야에서 새로운 소비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을 자료로부터 만들어냈음을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근거이론은 자료 수집과 분석을 동시에 진행하며 그 결과에 따라 다음에 수집할 자료를 결정하는 이론적 표집을 특징으로 합니다. 개념을 계속 비교하는 지속적 비교분석을 거쳐 범주를 추출하고,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나오지 않는 시점을 자료의 포화로 간주해 수집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연구자에 따라 글레이저의 고전적 근거이론, 스트라우스와 코빈의 체계적 접근, 차마즈의 구성주의적 근거이론 등 세부 접근이 나뉘며, 각각 이론 도출 과정에서 연구자의 역할과 코딩 절차를 다르게 봅니다.
분석 과정은 흔히 자료를 문장 단위로 쪼개 이름을 붙이는 개방코딩, 범주 간 관계를 엮는 축코딩, 핵심범주 중심으로 이론을 통합하는 선택코딩 순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 내내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는 메모잉(memoing)이 개념 발전의 근거 자료로 함께 축적됩니다.
주의할 점
근거이론은 질적연구의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며, 질적연구라고 해서 모두 근거이론인 것은 아닙니다. 근거이론은 특히 "이론을 새로 만든다"는 목표가 뚜렷한 것이 특징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질적 자료를 분석하는 방법이 여럿 있어 논문에서 섞어 쓰기 쉽습니다.
| 방법 | 목적 | 결과물 |
|---|---|---|
| 근거이론 | 자료에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 생성 | 핵심 범주와 범주 간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 |
| 주제분석 | 자료에서 반복되는 주제를 찾아 정리 | 주제 목록과 설명 |
| 내용분석 | 텍스트 내용을 체계적으로 범주화(질적·양적 모두 가능) | 범주별 빈도나 의미 구조 |
| 질적연구 | 방법 전반을 아우르는 상위 접근 | — |
참고 문헌
- Glaser, B. G., & Strauss, A. L. (1967).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 Strategies for Qualitative Research. Aldine.
- Strauss, A., & Corbin, J. (199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2nd ed.). Sage.
- Charmaz, K. (2006). Constructing Grounded Theory: A Practical Guide Through Qualitative Analysis. Sage.
- Glaser, B. G. (1978). Theoretical Sensitivity: Advances in the Methodology of Grounded Theory. Sociology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