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만들기 (Worlding)
쉽게 풀면
세계는 처음부터 완성되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여러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며 매일매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 마을 사람들이 특정 강을 신성하게 여기며 의례를 치르고 그 강을 중심으로 생활을 조직한다면, 이들은 단지 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강과 함께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만들기는 이렇게 관계와 실천을 통해 세계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과정에 주목하는 개념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 개념은 세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봄으로써, 서로 다른 공동체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발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존재론적 전회 논의에서 다양한 사회의 세계관 차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쓰입니다. 이 개념은 개발 프로젝트가 단지 물리적 환경만이 아니라 주민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의미의 세계 자체를 해체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 개발 영향평가에 시사점을 줍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구체적인 생업 및 의례 실천을 세계만들기의 사례로 다루는 예문입니다.
도시 연구에서도 이 개념이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세계만들기 개념은 세계를 명사가 아니라 동사적으로, 즉 끊임없이 진행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다종 민족지, 비인간 행위성 논의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의 실천도 세계를 구성하는 데 참여한다고 봅니다. 이 개념은 철학자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 논의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인류학은 이를 추상적 존재론이 아니라 의례, 노동, 이동 같은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실천의 차원으로 끌어내려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이 개념은 하나의 장소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세계만들기가 충돌할 때 벌어지는 갈등, 예컨대 관광 개발과 전통적 의례 공간의 충돌을 분석하는 데도 적용됩니다.
주의할 점
세계만들기가 순전히 주관적이거나 임의적인 상상의 산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물질적 조건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 실천의 결과라는 점에서, 추상적 관념론과는 구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