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 행위성 (Nonhuman Agency)
쉽게 풀면
보통 '행위'라고 하면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하는 일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비인간 행위성은 동물이나 식물, 심지어 도구나 기술 같은 사물도 어떤 상황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홍수라는 자연 현상이 마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었다면, 홍수도 일종의 '행위자'처럼 작동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도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관점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 개념은 인간 중심적 설명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 환경, 기술이 사회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포착하도록 돕습니다. 다종 민족지와 종간 관계 연구에서 핵심적인 이론적 도구로 활용되며, 과학기술학 등 인접 분야와도 연결됩니다. 이 관점은 재난이나 전염병처럼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현상을 설명할 때, 자연을 수동적 배경이 아니라 사건의 공동 주체로 다루는 재난 인류학 연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자연 현상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능동적 행위자로 다루는 사례입니다.
과학 실험 현장에서 동물의 행동이 인간의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다루는 예문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비인간 행위성 논의는 행위자-연결망 이론 등 인접 이론들과 함께 발전해 왔으며, '행위성'을 의도나 의식의 문제로 좁게 보지 않고 관계 속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으로 넓게 정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써 인간과 비인간을 하나의 관계망 안에서 함께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행위자-연결망 이론을 제시한 브뤼노 라투르는 과속방지턱이나 열쇠고리처럼 평범한 사물도 사람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행위성을 지닌다고 주장하며, 인류학자들은 이 발상을 현지 사례에 적용해 도구와 기술의 사회적 역할을 재조명했습니다.
주의할 점
비인간 행위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동물이나 사물이 인간과 동일한 의식이나 의도를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성의 종류와 정도는 존재에 따라 다르며, 이를 뭉뚱그려 이해하면 개념이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