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서사의 종말 (Collapse of Grand Narratives)

미술사·미학
한 줄 정의: 진보, 해방, 절대지식 같은 근대적 거대서사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었다는 포스트모던 인식론의 핵심 진단.

쉽게 풀면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처럼 모든 것을 설명해주던 큰 이야기를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이에요. 예컨대 '미술은 갈수록 더 발전한다'는 식의 단선적 미술사 서술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거대서사 붕괴 이후의 감수성을 보여준다.

왜 중요한가

리오타르가 『포스트모던의 조건』(1979)에서 진보·해방·계몽 같은 거대서사에 대한 불신을 포스트모던의 조건으로 규정한 이래, 이 개념은 미술사의 단선적 발전 서사(바사리의 진보론, 그린버그의 모더니즘 서사) 비판과 예술종말론 논의에서 핵심 참조점이 되었습니다. 벨팅의 『미술사의 종말』, 다원주의적 현대미술 서술, 지역·젠더·탈식민 관점의 미술사 재구성이 모두 거대서사 붕괴 이후의 서술 방식을 모색하는 시도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Jean-François Lyotard, 『포스트모던의 조건』(1979)

리오타르는 포스트모던을 거대서사에 대한 불신으로 정의하며, 지식과 예술이 국지적이고 다원적인 소서사로 파편화된다고 보았다.

"본 연구는 리오타르의 논의를 바탕으로 거대서사의 종말 이후 지식 정당화 방식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이 예문은 근대적 거대서사가 힘을 잃은 이후 지식이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정당화되는지를 다루는 논문의 서술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리오타르는 거대서사의 종말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불신'을 진단했으며, 이후 『쟁론』에서 작은 서사들의 정의 문제로 논의를 옮겼습니다. 거대서사 붕괴가 곧 '무엇이든 좋다'는 상대주의를 뜻하지 않으며, 리오타르 자신은 재현불가능한 숭고를 통해 아방가르드의 윤리적 책무를 옹호했습니다. 제임슨은 포스트모던 자체가 후기자본주의라는 거대서사 안에서 설명되어야 한다고 반박했으므로, 두 입장의 차이를 구별해야 합니다. 리오타르가 예로 든 대표적 거대서사는 계몽주의의 해방 서사와 헤겔·마르크스주의의 정신의 자기실현 서사이며, 그는 이 두 서사 모두 20세기의 역사적 재난(전체주의, 강제수용소) 앞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주의할 점

거대서사의 종말이 '모든 이야기의 종말'을 뜻하지는 않으며, 다수의 국지적·이질적 서사(소서사)의 병존을 함축한다.

거대서사 붕괴는 서구 근대에 국한된 진단이며, 이를 전 인류사에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리오타르 논의의 지리적·역사적 한정을 넘어서는 확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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