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조사 (Excavation Survey)
쉽게 풀면
유적을 조심스럽게 파서 유물과 흔적을 찾고 기록하는 조사예요. 흙을 층층이 걷어내며 그 안에 남은 집터나 무덤, 유물의 위치를 하나하나 사진과 도면으로 남기는 과정으로, 한 번 파낸 흙은 되돌릴 수 없어 매우 신중하게 진행됩니다. 땅을 실제로 파서 유적과 유물을 확인하는 조사예요. 지표조사나 시굴조사와 달리 유구를 완전히 노출시켜 구조와 성격을 정밀하게 밝히는 조사 단계입니다.
왜 중요한가
발굴조사는 유구와 유물을 직접 확인하는 가장 정밀한 조사 방법으로, 그 결과가 이후 모든 해석과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고고학 조사의 핵심 단계로 다뤄진다.
어떤 절차인가
한국에서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하 매장유산법, 옛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2026. 5. 17. 시행 조문 기준)이 정한 절차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조문에서 확인되는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굴 전 단계: 건설공사가 매장유산 보존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지는 「국가유산영향진단법」(2025. 2. 14. 시행 조문 기준)의 영향진단으로 미리 살핍니다. 일정 규모의 건설공사나 매장유산 유존지역에서 하는 건설공사의 시행자는 사업계획 수립을 마치기 전에 영향진단을 해야 합니다(제9조). 매장유산법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매장유산 조사기관에 맡겨 하는 지표조사가 남아 있고(제6조의2), 그 보고서는 국가유산청장에게 제출합니다(제7조).
- 발굴허가(제11~12조): 매장유산 유존지역은 원칙적으로 발굴할 수 없고, 연구 목적, 유적 정비, 건설공사로 부득이한 경우, 긴급 발굴의 네 경우에 한해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발굴합니다. 신청서에는 직접 발굴할 조사기관과 대표자, 조사단장, 책임조사원을 적습니다.
- 발굴과 기록: 층위와 유구의 관계를 현장에서 기록하고, 출토 위치는 좌표로 남깁니다.
- 보존조치 지시(제14조): 발굴된 매장유산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크면 국가유산청장이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지보존, 이전보존, 기록보존 등의 보존조치를 지시할 수 있습니다.
- 보고서 제출(제15조): 발굴이 끝난 날부터 2년 이내에 발굴조사 보고서를 국가유산청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시굴조사는 본격 발굴에 앞서 유적의 성격과 범위를 파악하려고 일부를 시험적으로 발굴하는 조사이며, 이 사전에서는 별도 항목으로 다룹니다. 다만 매장유산법 시행령 제8조는 ‘매장유산 발굴조사’를 정밀발굴조사, 시굴조사, 표본조사를 묶어 가리키는 말로 씁니다.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법이 발굴을 허용하는 네 가지 사유는 연구 논문에서 발굴의 성격을 설명할 때 그대로 쓸 수 있는 구분입니다.
| 사유(제11조 제1항) | 성격 |
|---|---|
| 연구 목적으로 발굴하는 경우 | 학술발굴 |
| 유적의 정비사업을 목적으로 발굴하는 경우 | 유적 정비 |
| 토목공사, 토지의 형질변경, 그 밖의 건설공사를 위해 부득이 발굴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개발에 앞선 구제발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 멸실·훼손 우려가 있는 유적을 긴급하게 발굴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긴급발굴 |
발굴조사로 얻는 것은 한국 논문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됩니다.
- 오녀산성은 발굴조사를 통해 고구려 전기 초석 건물지가 확인되어 초기 도성으로 활용되었음이 밝혀졌지만, 졸본의 평지 거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서술됩니다.
- 세종 이성은 한 차례의 발굴조사로 백제 산성의 발달 과정, 토축성에서 석축성으로의 전환 시점, 통일신라로 이어지는 축성술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평가됩니다.
- 동궁과 월지 서편 A건물지 발굴조사에서는 7×4칸 대형건물, 계단의 답도시설, 특징적인 기단토와 높은 대지성토 같은 왕궁급 건축 속성이 확인되었습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발굴 결과를 근거로 쓸 때는 어디서 어떻게 확인된 사실인지를 나눠 적습니다.
- 확인의 근거 구분: 문헌기록, 지표조사, 발굴조사 중 무엇으로 확인했는지 적습니다. 문헌으로 3세기 축조가 확실한 환도산성에서 지금까지 5세기대 유물만 확인된다는 점을 들어 추가 발굴조사로 이른 시기의 유물과 유구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 연구가 한 예입니다.
- 조사 범위의 한계: 예비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유구가 없다고 단정하지 않고, 조사 범위와 방법을 함께 적습니다.
- 자료의 출처 비판: 남한에서 고구려 고고학을 연구할 때는 북한이 발굴·보고한 자료를 그대로 믿을지, 유적·유물 해석을 그대로 인용할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기록의 형식: 발굴조사보고서가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까닭을 기록의 비표준화로 보는 연구가 있어, 보고서와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할 때는 기록 형식도 확인할 만합니다.
예시 문장(가상의 예): “이 건물지는 2010년 발굴조사에서 확인되었으며,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범위가 남쪽 경계까지 미치지 못하였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오녀산성(五女山城)은 발굴조사를 통해 고구려 전기에 해당하는 초석 건물지가 확인되어 초기도성으로 활용되었음이 밝혀졌으나, 아직까지 졸본의 평지 거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구려 도성 연구의 현황과 과제, 고구려발해연구, 2014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세종 이성은 한 차례를 발굴조사를 통해 그간 백제시대 산성의 발달 과정, 토축성에서 석축성으로의 전환 시점, 이후 통일신라로의 연계된 축성술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세종 李城의 고고학 성과를 통한 문화재적 가치 제고, 고조선단군학, 2023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발굴할 때 꼼꼼하게 측정하고 기록해두어야 나중에 다시 연구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문장이다.
택지 개발 전에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큰 마을 유적이 확인되어 당시 정착생활 모습을 밝힌 사례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예비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구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조사 범위나 방법의 한계로 실제 존재하는 유구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본 발굴 단계에서 추가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발굴조사는 조사 목적에 따라 구제발굴과 학술발굴로 구분되며, 개발 사업 전 시행되는 구제발굴이 국내 발굴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순수 연구 목적의 학술발굴과는 조사 계획 수립 단계부터 차이가 있다. 발굴조사 결과는 보고서로 정리되어 이후 다른 연구자들이 재검토할 수 있는 공개 자료로 축적된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층위와 유구의 관계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기록되어야 이후 정확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발굴조사에서 유물을 수습할 때는 출토 위치를 좌표로 기록해, 이후 공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주의할 점
발굴조사는 한 번 진행되면 유적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므로 신중하고 체계적인 절차가 요구된다.
발굴조사는 한 번 진행하면 유구가 파괴되는 비가역적 조사이므로 기록의 정확성이 특히 중요하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발굴 전후의 조사 단계입니다.
| 용어 | 한 줄 설명 | 발굴조사와의 차이 |
|---|---|---|
| 지표조사 | 땅을 파지 않고 지표면에 드러난 유물과 지형을 관찰해 유적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는 조사 | 땅을 파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
| 시굴조사 | 본격 발굴에 앞서 유적의 성격과 범위를 파악하려고 시험적으로 일부를 발굴하는 조사 | 일부만 시험적으로 발굴합니다. |
| 구제발굴 | 개발사업으로 유적이 훼손되기 전에 사업에 앞서 계획적으로 하는 발굴조사 | 발굴의 목적에 따른 구분입니다. |
| 발굴트렌치 | 유적의 층위와 유구를 확인하려고 길게 파 내려가는 조사 구덩이 | 발굴에 쓰는 도구적 구덩이이며 조사 자체가 아닙니다. |
| 발굴보고서작성 | 발굴의 경위, 방법, 결과를 정리해 공식 문서로 간행하는 작업 | 발굴 뒤에 이어지는 작업입니다. |
참고 문헌
- 대한민국 (2026).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법률 제21585호, 2026. 5. 17. 시행).
- 대한민국 (2026).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대통령령 제36324호, 2026. 5. 17. 시행).
- 대한민국 (2025). 국가유산영향진단법 (법률 제20309호, 2025. 2. 14. 시행).
- Renfrew, C., & Bahn, P. (2004). Archaeology: Theories, Methods, and Practice (4th ed.). Thames & Hudson.
- Wheeler, M. (1956). Archaeology from the Earth. Penguin Books.
- Barker, P. (1993). Techniques of Archaeological Excavation. Routledge.
- Harris, E. C. (1979). Principles of Archaeological Stratigraphy. Academic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