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스테메 (Episteme)
쉽게 풀면
미셸 푸코가 제시한 개념으로, 한 시대에 무엇을 지식으로 인정하고 무엇을 참과 거짓으로 판별할지를 규정하는 근본적인 틀을 말한다. 시대가 바뀌면 이 틀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서 이전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고 보았다. 과학사와 지성사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왜 중요한가
에피스테메는 특정 시대의 지식이 어떤 규칙 위에서 성립했는지를 묻는 개념으로, 과학사와 지성사에서 개별 이론의 변화 대신 지식 체계 전체의 단절을 분석할 때 쓰입니다. 푸코의 '말과 사물'이 르네상스·고전주의·근대의 에피스테메를 구분한 이래, 동아시아 근대 지식 재편 연구에서도 응용되었습니다. 패러다임과 비교되며 지식 변동을 설명하는 개념 도구로 함께 논의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시대에 따라 지식의 근본 틀 자체가 단절적으로 변화한다는 에피스테메 개념의 핵심을 보여준다.
시대마다 지식의 성립 조건 자체가 달라진다는 관점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에피스테메가 시대정신처럼 한 시대의 모든 사고를 지배했다고 읽으면 푸코의 의도와 어긋나며, 그는 담론 실천의 조건을 말한 것이지 사고의 총체를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에피스테메 간 단절을 강조하면 지식의 연속과 이행 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패러다임은 과학 공동체 내부의 합의를, 에피스테메는 여러 학문에 걸친 무의식적 조건을 가리키므로 두 개념은 층위가 다릅니다. 에피스테메 개념은 개별 학문 분야의 경계 자체가 시대마다 다르게 그어진다는 점을 함축하는데, 예컨대 근대 이전에는 오늘날의 생물학·경제학·언어학이 하나의 인식틀 안에서 섞여 있었다는 푸코의 주장이 대표적 사례다. 『말과 사물』(1966)은 르네상스, 고전주의, 근대라는 세 에피스테메를 구분했다. 이 구분은 연속적 진보사관과 대비된다.
주의할 점
에피스테메 개념은 지식 체계의 단절성을 강조하는 만큼 연속적인 변화 양상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에피스테메의 전환을 논증하려면 동시대의 서로 다른 분야에서 유사한 인식 구조가 발견되어야 하므로, 한 분야의 사례만으로 시대 전체의 인식틀을 단정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