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발론 (Emergentism)
쉽게 풀면
창발론은 부분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면, 부분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성질이 전체 수준에서 나타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물 분자 하나하나에는 '축축함'이라는 성질이 없지만, 수많은 물 분자가 모이면 축축함이라는 새로운 속성이 나타난다. 의식도 뇌를 이루는 개별 뉴런에는 없지만 뇌 전체 수준에서 창발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왜 중요한가
발현론은 복잡한 체계의 상위 수준 속성이 하위 구성요소의 속성으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으면서도 그로부터 새롭게 나타난다고 보는 형이상학 입장으로, 물리주의적 환원주의와 실체 이원론 사이의 중간 지점을 모색하는 심리철학과 과학철학의 주요 논제입니다.
의식이 신경 활동으로부터 어떻게 발현하는지를 설명하려는 시도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창발론은 물, 생명, 의식처럼 구성 요소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복잡한 현상을 물리주의 틀 안에서 다루려는 시도로, 환원주의와 이원론 사이의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핵심 주장
- 창발(emergence)은 하위 수준의 구성 요소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될 때 상위 수준에서 구성 요소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속성이 나타난다는 생각입니다.
- 약한 창발은 상위 속성이 원리적으로는 하위 수준에서 도출되지만 계산·예측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입니다(베다우, 1997). 강한 창발은 하위 수준의 법칙만으로는 원리적으로도 도출되지 않는 새로운 속성이나 인과력이 나타난다는 주장입니다(채머스, 2006).
- 역사적으로는 밀이 『논리학 체계』에서 화학 결합 같은 “이질적 법칙(heteropathic laws)”을 논했고, 루이스가 ‘emergent’라는 말을 처음 썼으며, 알렉산더·모건·브로드 등의 영국 창발론이 고전으로 꼽힙니다(브로드, 1925).
근거와 대표 연구
- 약한 창발의 예: 물의 액체성은 개별 물 분자 하나에는 없지만 분자 간 수소 결합과 열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어 현대 과학에서는 약한 창발로 다뤄집니다. 개미 군집의 행동이나 생명 게임의 패턴도 흔한 예입니다.
- 강한 창발의 후보: 채머스(2006)는 의식이 강한 창발의 거의 유일하게 분명한 후보라고 주장합니다(이 주장은 논쟁적입니다).
- “많으면 다르다”: 앤더슨(1972)은 「More is different」에서 더 높은 수준의 현상은 단순히 하위 법칙의 응용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과 법칙을 요구한다고 주장해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창발 논의를 환기했습니다.
- 하향 인과: 상위 수준이 하위 수준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주장입니다. 김재권(1999)은 물리적 폐쇄성과 인과적 배제 논증으로 강한 창발과 하향 인과가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비판과 한계
- 인과적 배제: 모든 물리적 사건에 충분한 물리적 원인이 있다면 창발적 속성이 따로 인과 기여를 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김재권의 비판입니다. 창발론자는 인과 개념 자체를 달리 이해해야 한다고 응답합니다.
- 모호성: “창발”이 예측 불가능성, 설명 불가능성, 존재론적 새로움 중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면 논쟁이 서로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예측의 상대성: 약한 창발은 계산 능력이 올라가면 사라질 수 있는 ‘우리의 한계’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베다우는 그럼에도 시뮬레이션 외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점을 특징으로 봅니다.
- 과학에서의 쓰임: 복잡계 과학에서는 약한 창발 개념이 폭넓게 쓰이는 반면, 강한 창발은 경험적으로 확정된 사례가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이 용어를 직접 쓴 국내 논문 문장을 아직 수집하지 못했습니다. 수집되는 대로 출처와 함께 싣겠습니다.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창발적 속성이 단순히 복잡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하위 물리적 속성으로 환원될 수 없고 스스로 인과적 힘을 발휘한다는 강한 창발론의 주장을 소개한다.
이 서술은 창발론이 전체를 부분의 단순한 합으로 환원하는 관점과 대비되는 입장임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발현론은 '약한 발현'(원리적으로는 하위 수준에서 예측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해서 예측이 어려운 경우)과 '강한 발현'(원리적으로도 하위 수준에서 예측 불가능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속성)으로 구분되며, 두 개념이 뒤섞여 사용될 때 논쟁의 실질적 쟁점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강한 발현이 하향 인과(상위 수준이 하위 수준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침)를 요구한다면 물리적 인과의 폐쇄성 원리와 충돌한다는 지적도 중요한 비판입니다.
창발론은 약한 창발(원리적으로는 하위 구성요소로부터 예측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계산이 복잡한 경우)과 강한 창발(하위 구성요소의 법칙만으로는 원리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인과력이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되며, 의식에 대한 창발론은 대체로 강한 창발을 옹호하는 입장에 해당합니다.
주의할 점
창발론은 '약한 창발'(설명은 어렵지만 원리상 환원 가능)과 '강한 창발'(원리상 환원 불가능)로 나뉘므로, 어느 의미로 쓰이는지 구분해야 한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심리철학·과학철학에서 창발론과 가까운 용어입니다.
| 용어 | 내용 | 창발론과의 관계 |
|---|---|---|
| 물리주의 |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물리적이라는 입장 | 약한 창발은 물리주의와 양립, 강한 창발은 긴장 |
| 수반 | 하위 수준이 같으면 상위 수준도 같다는 의존 관계 | 창발 속성도 수반하는 경우가 많음 |
| 기능주의 | 심적 상태를 기능적 역할로 정의 | 구현 수준과 기능 수준의 구분에서 만남 |
| 의식의 어려운 문제 | 왜 물리적 과정이 주관적 경험을 낳는가 | 강한 창발 논의의 주요 동기 |
참고 문헌
- Kim, J. (1999). Making sense of emergence. Philosophical Studies, 95(1–2), 3–36.
- Broad, C. D. (1925). The Mind and Its Place in Nature. Kegan Paul, Trench, Trubner.
- Anderson, P. W. (1972). More is different. Science, 177, 393–396.
- Bedau, M. A. (1997). Weak emergence. Philosophical Perspectives, 11, 375–399.
- Chalmers, D. J. (2006). Strong and weak emergence. In P. Clayton & P. Davies (Eds.), The Re-Emergence of Emergence. Oxford University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