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하기 (Defamiliarization (Ostranenie))
쉽게 풀면
너무 익숙해서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을 새롭고 낯설게 보이도록 만들어, 다시 새삼스럽게 느끼게 만드는 기법이에요.
왜 중요한가
시클로프스키의 「기법으로서의 예술」(1917)에서 정식화된 낯설게하기(ostranenie)는 예술의 기능이 습관화된 지각을 깨고 사물을 '처음 보듯'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러시아 형식주의의 핵심 개념이자 예술을 지각의 갱신으로 보는 이론의 원형입니다. 브레히트의 소격효과, 초현실주의의 낯선 병치, 레디메이드의 맥락 전환을 설명하는 데 전용되며, 문학 이론뿐 아니라 시각예술과 디자인 비평의 기본 어휘가 되었습니다.
핵심 주장
- 지각은 반복되면 자동화되어, 우리는 사물을 보지 않고 알아보기만 합니다. 예술의 과제는 이 자동화를 깨뜨려 사물을 “처음 보듯”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 Shklovsky는 예술의 목적을 사물을 아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하는 것이라 보았고, “돌을 돌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이를 위해 예술은 대상을 낯선 방식으로 제시하거나 형식을 어렵게 만들어 지각의 시간과 어려움을 늘립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로서의 사물이 아니라 지각하는 과정 자체입니다.
- 기법은 곧 익숙해져 다시 자동화되므로 새로운 기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학사를 “기법의 교체”로 설명하는 형식주의의 시각으로 이어집니다.
근거와 대표 연구
- Shklovsky는 1917년 글 「기법으로서의 예술」에서 이 개념(ostranenie)을 정식화했고, 이 글은 후에 『산문의 이론』(1925)에 실렸습니다.
- 대표 사례로 Tolstoy의 소설 『홀스토메르』를 듭니다. 말의 눈으로 사유재산 제도를 서술하면 인간 사회의 소유 관습이 낯설어집니다.
- Brecht의 소격효과(Verfremdungseffekt)와 자주 함께 거론되지만 같은 개념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Brecht에게 소격은 관객이 감정이입을 멈추고 사회적 관계를 비판적으로 보게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집니다.
| 구분 | Shklovsky의 낯설게하기 | Brecht의 소격효과 |
|---|---|---|
| 중심 질문 | 지각이 어떻게 갱신되는가 | 관객이 사회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가 |
| 대상 | 문학·예술 일반의 형식 | 연극의 연기·무대·서사 방식 |
| 목적 | 지각의 회복, 예술의 자기 목적 | 사회적 인식과 변화 |
비판과 한계
- 기법이 낯선지 여부는 독자의 습관에 달려 있어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어떤 작품이든 사후에 낯설게하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Medvedev/Bakhtin 명의의 『문예학의 형식적 방법』은 형식주의가 예술을 사회적·이데올로기적 맥락에서 떼어 놓고 형식의 효과로만 설명한다고 비판했습니다.
- 지각의 갱신을 예술의 유일한 기능으로 보는 입장이 지나치게 좁다는 반론이 있으며, 기법이 정서·윤리·인식에 미치는 다른 효과를 놓칠 수 있습니다.
- 낯설게하기와 소격효과를 같은 말로 옮기는 번역이 있어 두 개념의 구분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표준어의 관습에서 벗어나 있는 방언은 역설적으로 ‘낯설게하기’라는 시적 효과를 생성한다.”
윤중호 시의 방언과 입말의 미학적 효과, 현대문학이론연구, 2024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시클로프스키는 예술의 목적을 대상에 대한 자동화된 지각을 지연시켜 낯설게 느끼도록 하는 데 있다고 정의했다.
이처럼 논문에서는 낯설게하기를 처음 언급할 때 개념의 범위를 먼저 못박아 두는데, 이는 이후 분석이나 논증이 같은 의미로 일관되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낯설게하기는 예술의 '내용'이 아닌 '기법(장치)'의 효과이며, 시클로프스키는 모든 기법이 시간이 지나면 자동화되어 새 기법으로 교체된다는 문학사 동학까지 이 개념에 담았습니다. 브레히트의 소격효과와 동일시되지만 브레히트는 사회적 인식과 변혁을 목표로 한 반면 시클로프스키는 지각 자체의 회복을 목표로 했습니다.
시클로프스키가 이 개념을 톨스토이 분석에서 끌어냈다는 점에서, 형식주의가 내용을 무시했다는 통념도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시클로프스키는 톨스토이의 「홀스토메르」에서 이야기를 말(馬)의 시점으로 서술한 기법을 낯설게하기의 대표 사례로 들었는데, 이는 인간 사회의 소유 제도를 동물의 눈으로 봄으로써 자명해 보이던 관습을 낯설게 드러낸다.
주의할 점
낯설게하기를 단순한 '기괴한 표현'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핵심은 지각의 자동화를 깨뜨려 대상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기법적 효과에 있다.
낯설게하기가 언제나 새로운 내용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익숙한 소재라도 서술 순서나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 용어 | 제안자·맥락 | 핵심 |
|---|---|---|
| 낯설게하기 | Shklovsky, 러시아 형식주의 | 자동화된 지각을 깨고 대상을 새롭게 느끼게 함 |
| 소격효과 | Brecht, 서사극 | 관객의 감정이입을 끊고 사회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보게 함 |
| 러시아 형식주의 | 낯설게하기를 낳은 비평 학파 | 작품의 문학성을 형식과 기법에서 찾는 접근 |
참고 문헌
- Shklovsky, V. (1965). Art as technique. In L. T. Lemon & M. J. Reis (Eds. and Trans.), Russian Formalist Criticism: Four Essays. University of Nebraska Press.
- Shklovsky, V. (1990). Theory of Prose (B. Sher, Trans.). Dalkey Archive Press.
- Erlich, V. (1955). Russian Formalism: History–Doctrine. Mouton.
- Brecht, B. (1964). Brecht on Theatre: The Development of an Aesthetic (J. Willett, Ed. and Trans.). Hill and Wang.
- Bakhtin, M. M., & Medvedev, P. N. (1978). The Formal Method in Literary Scholarship (A. J. Wehrle, Trans.).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