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수심가설 (Critical Depth Hypothesis)
쉽게 풀면
겨울 바다는 위아래로 잘 섞여 있어서 식물플랑크톤이 빛이 닿는 곳과 캄캄한 깊은 곳을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밝은 구간에 머무는 시간이 짧으면 광합성으로 버는 양보다 호흡과 포식으로 잃는 양이 많아 개체군이 늘지 못합니다. 봄이 되어 햇빛이 강해지고 혼합층이 얕아지면 세포가 밝은 곳에 오래 머물게 되어 수지가 흑자로 돌아섭니다. 흑자와 적자가 갈리는 그 깊이가 임계수심입니다. 승강기의 운행 범위가 짧아져야 창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왜 중요한가
봄철 식물플랑크톤대증식이 시작되는 시점을 물리적 성층 조건으로 설명한 최초의 정량적 틀이며, 지금도 대증식 시기의 변화를 다루는 연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혼합층 깊이라는 관측 가능한 변수 하나로 생물 현상의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강력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가설이 예측한 순서 그대로 관측된 사례입니다. 성층이 형성되는 시점이 대증식의 방아쇠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혼합층이 얕아지기 전에 이미 증식이 시작되었다는 반례입니다. 실제 난류 혼합의 세기가 혼합층 두께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집니다.
혼합층이 깊어지면서 포식자와 먹이가 함께 희석되어 잡아먹히는 압력이 줄었다는 해석과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스베르드럽은 1953년 이 가설을 정식화하면서 혼합층 전체가 완전히 균질하게 섞이고 손실률이 깊이에 상관없이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바로 이 가정들이 뒤에 쟁점이 되었습니다. 혼합층이 두꺼워도 실제 난류가 약하면 세포가 표층 부근에 머물러 증식할 수 있다는 임계난류 관점, 그리고 혼합층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포식자와 먹이가 희석되어 이미 겨울에 순성장이 시작된다고 보는 희석 재결합 관점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주의할 점
임계수심은 광합성과 손실을 깊이 방향으로 적분했을 때 균형이 맞는 깊이이고, 한 세포 수준에서 광합성과 호흡이 같아지는 보상수심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임계수심이 보상수심보다 훨씬 깊다는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