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창구 단일화 (Unification of Bargaining Channels)
쉽게 풀면
한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두 개, 세 개씩 있으면 사용자는 같은 문제를 여러 번 교섭해야 하고 합의 내용이 서로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한 아파트에 주민 모임이 여러 개 있어도 관리사무소와 협상할 때는 대표단을 하나 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나라는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를 허용하면서 원칙적으로 노조들이 창구를 하나로 모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정하지 못하면 과반수 노조가 대표가 되고, 그마저 없으면 일정 규모 이상의 노조들이 공동교섭대표단을 꾸립니다. 사용자가 동의하면 개별교섭도 가능합니다.
왜 중요한가
교섭창구 단일화는 복수노조 시대의 교섭 질서를 정하는 핵심 장치이자 소수노조의 단결권과 충돌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연구에서는 이 제도가 교섭 비용을 실제로 줄였는지, 노조 간 경쟁과 소수노조 배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사업장 사례와 판정례를 통해 검증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여러 노조와 따로 교섭하는 대신 대표 노조 하나와 교섭하면서 협상에 드는 시간이 줄었다는 관찰로, 제도의 효율성 논거를 뒷받침하는 결과입니다. 다만 교섭의 질까지 좋아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단일화 절차가 원칙이므로 사용자의 동의가 없으면 대표가 되지 못한 노조는 스스로 교섭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제도의 제약을 설명한 문장입니다.
하나의 사업장이라도 직군이나 고용형태가 크게 다르면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를 나눠 별도 교섭을 허용한다는 뜻입니다. 단일화 원칙의 예외가 어떤 기준으로 인정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절차는 교섭 참여 노조 확정 공고, 자율적 단일화, 과반수 노조의 대표 지위 확보,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어느 노조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하면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을 조직한 노조들이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합니다. 사용자가 동의하면 창구를 단일화하지 않고 개별교섭을 할 수 있고,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가 현저히 다르면 노동위원회 결정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 노조에게는 그 지위의 대가로 공정대표의무가 부과됩니다.
주의할 점
교섭창구 단일화는 노동조합을 하나로 합치는 제도가 아닙니다. 각 노조의 존립과 단결권은 그대로 유지되고 교섭 창구만 모으는 것입니다. 또 대표 노조가 정해졌다고 해서 다른 노조의 조합원이 협약 적용에서 제외되는 것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