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간 (Wooden Tablet)
쉽게 풀면
종이가 귀하던 시절에는 얇게 다듬은 나뭇조각에 붓으로 글씨를 썼습니다. 곡식 자루에 매달던 꼬리표는 오늘날의 배송 송장에, 같은 글자를 여러 번 써 놓은 조각은 연습장에 가깝습니다. 잘못 쓰면 칼로 표면을 얇게 깎아 다시 썼기 때문에 깎아 낸 부스러기까지 함께 나오기도 합니다. 대부분 물에 잠긴 저습지유적이나 해자 바닥처럼 산소가 적은 곳에서 썩지 않은 채 발견됩니다.
왜 중요한가
후대에 편찬된 사서와 달리 목간은 당대 실무자가 그 자리에서 쓴 1차 기록입니다. 그래서 행정 단위와 지명, 인명, 물품의 이동처럼 사서가 남기지 않은 세부를 직접 보여 주며, 역사시대 연구에서 발굴 자료와 문헌을 잇는 고리 역할을 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짐에 매달던 꼬리표에 지명과 인명, 물품 이름이 적히는 순서가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해, 지방에서 거둔 물자가 어떤 절차를 거쳐 중앙으로 옮겨졌는지 복원했다는 뜻입니다.
오랜 매장으로 나무가 검게 변해 먹글씨가 보이지 않을 때 적외선을 쬐면 먹 부분만 뚜렷하게 드러나므로, 이 성질을 이용해 사라진 듯 보이던 글자를 읽어 냈다는 서술입니다.
목간 표면을 칼로 깎아 낸 부스러기가 함께 나왔다는 것은 그 자리에서 글씨를 지우고 다시 써 가며 문서를 다루었다는 뜻이므로, 실무 공간이었을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목간은 쓰임에 따라 짐에 매다는 하찰목간, 문서 자체인 문서목간, 글씨 연습을 한 습서목간 등으로 나뉘며, 끈을 걸기 위한 홈이나 구멍 같은 형태가 분류의 단서가 됩니다. 판독에는 적외선 촬영이 표준으로 쓰이고, 수종 동정으로 목재 조달 범위를 따지기도 합니다. 출토 직후에는 물을 머금어 물러진 상태이므로 즉시 보존처리에 들어가야 형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목간은 대개 쓸모를 다해 버려진 상태로 나오므로, 출토 지점이 곧 사용 장소는 아닙니다. 또 묵흔이 흐린 경우 판독안이 연구자마다 달라지고 그에 따라 해석도 갈리므로, 판독의 근거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