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자기회귀모형 (Vector Autoregression)
쉽게 풀면
자기회귀모형이 "어제 기온으로 오늘 기온을 예측"하는 것처럼 변수 하나만 다뤘다면,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은 여러 변수를 한꺼번에 다룹니다. 예를 들어 금리와 물가, 실업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할 때, 오늘의 금리는 어제의 금리뿐 아니라 어제의 물가와 실업률에도 영향을 받고, 오늘의 물가 역시 어제의 세 변수 모두에 영향을 받는 식으로 방정식을 여러 개 동시에 세웁니다. 어느 변수가 원인이고 어느 변수가 결과인지 미리 정하지 않고, 모든 변수를 대등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취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왜 중요한가
현실의 경제·사회 현상은 여러 변수가 서로 얽혀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하나의 변수만 따로 분석하는 모형으로는 이런 상호작용을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VAR모형은 변수들 사이에 사전 이론적 가정을 강하게 부과하지 않고도 여러 변수의 동태적 관계를 유연하게 추정할 수 있어, 거시경제 정책 효과 분석이나 금융시장 변수 간 파급 효과를 다루는 실증 연구의 표준적인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세 거시경제 변수 중 어느 하나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머지 변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함께 살펴보았다는 뜻입니다. 거시경제학, 금융 시계열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며, 변수 간 인과 방향을 검정하는 그레인저 인과성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시경제 연구에서는 충격반응함수뿐 아니라 분산분해 기법을 함께 사용해, 한 변수의 변동 중 얼마만큼이 다른 변수들의 영향으로 설명되는지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금융 연구에서는 여러 국가의 시장 지표를 함께 넣은 VAR모형으로 시장 간 연쇄 효과나 전염 효과를 분석하는 데 이 기법을 활용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VAR모형을 추정할 때는 각 변수에 몇 시점 전 과거값까지 포함할지를 정하는 시차(lag) 선택이 중요하며, 흔히 정보기준(AIC, BIC 등)을 이용해 적절한 시차 수를 결정합니다. 또한 변수들이 비정상(non-stationary) 시계열이면서 서로 장기적인 균형 관계를 갖는 경우에는 공적분(cointegration) 관계를 반영한 오차수정모형(VECM)으로 확장해 분석하기도 합니다. 충격반응함수의 해석은 변수 순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촐레스키 분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순서 설정의 타당성도 함께 논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할 점
벡터자기회귀모형에서 한 변수가 다른 변수를 통계적으로 잘 예측한다고 해서 실제로 원인과 결과 관계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는 시간상 선후 관계를 보는 그레인저 인과성의 개념이며, 진짜 인과관계와는 구분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또한 변수 수가 늘어날수록 추정해야 할 계수가 급격히 많아져 패널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추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