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규모 (Thorpe Scale)
쉽게 풀면
바다의 밀도는 원래 아래로 갈수록 커야 합니다. 그런데 난류가 물을 뒤집어 놓으면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 위에 잠시 올라앉은 구간이 관측됩니다. 소프 규모는 이렇게 흐트러진 연직 분포를 무거운 순서대로 다시 정렬한 뒤, 각 자료점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이동해야 하는지를 재고 그 값들을 제곱평균제곱근으로 요약한 값입니다. 책이 뒤죽박죽 꽂힌 책장을 번호순으로 다시 꽂으면서 평균 몇 칸씩 옮겼는지를 세어, 얼마나 어질러져 있었는지를 가늠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중요한가
미세구조 프로파일러 같은 특수 장비 없이 일반적인 수온염분 관측 자료만으로 난류의 세기를 추정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래서 과거에 쌓인 자료를 다시 분석하거나 넓은 해역의 등밀도횡단혼합 분포를 그릴 때 표준 도구로 쓰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지형을 넘는 흐름이 물기둥을 크게 뒤집어 놓았다는 뜻입니다. 뒤집힘의 규모가 클수록 그곳에서 소모되는 난류 에너지도 크다고 봅니다.
밀도 프로파일만으로 얻은 추정치가 난류를 직접 잰 값과 맞아떨어졌다는 검증입니다. 이 방법의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결과입니다.
잡음이 만들어 낸 가짜 뒤집힘을 걸러 냈다는 뜻입니다. 그대로 두면 난류가 실제보다 강한 것처럼 계산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소프는 1977년 스코틀랜드의 한 호수 관측을 다루며 이 방법을 제안하였습니다. 이후 성층 속에서 난류가 만들 수 있는 최대 뒤집힘 규모인 오즈미도프 규모와 소프 규모의 비가 평균적으로 1 안팎에서 안정적이라는 경험적 관계가 보고되면서, 소프 규모로부터 난류 소산율을 환산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다만 이 비는 뒤집힘이 자라는 단계인지 무너지는 단계인지에 따라 크게 흔들리므로, 개별 사례보다 여러 프로파일을 평균했을 때 믿을 만한 값이 됩니다.
주의할 점
소프 규모는 난류가 만든 뒤집힘의 크기를 재는 것이지 혼합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어났는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또 밀도 분해능이 부족한 센서에서는 잡음이 가짜 뒤집힘으로 잡히므로, 관측 정밀도에 맞는 최소 뒤집힘 기준을 미리 정해 두고 적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