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규칙 (Selection Rule)
쉽게 풀면
원자가 빛을 흡수하거나 내보낼 때, 아무 준위에서 아무 준위로나 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운동량이나 대칭성 같은 조건이 맞아야만 전이가 일어나고, 조건에 어긋나면 전이가 사실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허용·금지 조건을 양자수의 변화량으로 정리한 것이 선택규칙입니다. 예컨대 빛이 각운동량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원자 쪽 각운동량도 그만큼 바뀌어야 앞뒤가 맞습니다.
왜 중요한가
스펙트럼에 어떤 선이 나타나고 어떤 선이 나타나지 않는지를 예측하게 해 주므로, 분광 데이터를 해석하고 미지의 준위를 동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적외선 분광과 라만 분광이 같은 분자에서 서로 다른 진동 모드를 보는 이유도 선택규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규칙에 어긋나는 '금지 전이'가 약하게라도 관측되면, 그 자체가 대칭성이 깨졌다는 정보를 주어 구조 분석에 활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선택규칙은 페르미 황금률에 등장하는 전이 행렬 요소가 대칭성 때문에 0이 되는지를 따져 얻어집니다. 가장 흔한 전기 쌍극자 전이의 경우 궤도 각운동량 양자수가 1만큼 바뀌고 홀짝성이 반대여야 하며, 스핀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따릅니다. 전기 쌍극자로 금지된 전이도 자기 쌍극자나 전기 사중극자 같은 더 약한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날 수 있어서, 확률이 훨씬 작을 뿐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스핀이 바뀌는 전이가 무거운 원소에서 비교적 잘 관측되는 것은 스핀-궤도 결합이 강해 스핀 조건이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
'금지'는 확률이 0이라는 뜻이 아니라 주된 메커니즘으로는 일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며, 실제로 천체의 희박한 기체에서는 금지선이 뚜렷하게 관측됩니다. 또 선택규칙은 상호작용의 종류와 계의 대칭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어떤 전이 유형에 대한 규칙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 쉽습니다. 원자·분자·핵 각각에서 쓰이는 규칙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