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활용 동의 (Secondary Use of Data Consent)
쉽게 풀면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으며 "이 검체를 당뇨병 연구에 쓰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해봅시다. 몇 년 뒤 다른 연구팀이 같은 검체를 "치매 유전자 연구"에 쓰고 싶어 한다면 어떨까요? 처음 동의한 목적과 다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다시 동의를 구하거나 기관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동의 면제를 승인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이미 모아둔 자료를 원래 목적 밖의 새 연구에 쓸 때 필요한 절차를 2차 활용 동의라고 부릅니다.
왜 중요한가
2차 활용 동의는 연구윤리와 개인정보 보호 원칙이 실제 연구 실무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코호트 연구나 바이오뱅크처럼 자료를 장기간 보관하며 여러 후속 연구에 활용하는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이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개별 연구의 결과 자체보다 자료 수집과 활용의 정당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관련 논문에서는 방법론 못지않게 윤리적 근거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요구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연구자가 자료를 재사용하기 전에 참여자에게 이미 동의를 받아두었거나, 동의서 자체에 향후 재사용 가능성을 미리 포함해 두었음을 밝히는 것입니다. 코호트 연구, 바이오뱅크, 대규모 설문 자료를 다루는 논문에서 자료 출처의 적법성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유전체 연구나 생체시료 연구에서는 원래 임상시험 목적과 다른 새로운 분석을 시도할 때, 별도의 동의 절차를 거쳤음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과학이나 보건정책 연구에서는 참여자를 다시 접촉하기 어려운 경우, 위원회가 자료의 위험도를 판단해 동의 면제를 허용하는 경로를 택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실제로는 참여자를 다시 찾아 개별 동의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아, 처음 연구 참여 시점에 향후 관련 연구에 자료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미리 동의를 받아두는 포괄적 동의 방식이 대안으로 많이 쓰입니다. 또한 기관생명윤리위원회가 재접촉이 어렵거나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 동의 절차 자체를 면제해주는 경로도 있는데, 이때도 동의를 아예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의 위험도, 비식별화 수준, 연구의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흔히 강조됩니다.
주의할 점
2차 활용 동의는 처음 연구 참여 시 받는 사전동의와 다른 문제입니다. 사전동의가 "이 연구에 참여하겠는가"를 묻는 것이라면, 2차 활용 동의는 "이미 낸 자료를 다른 목적에도 써도 되는가"를 별도로 묻는 것입니다. 또한 완전히 새로운 동의를 받는 대신 자료를 데이터 익명화해서 재사용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는 동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재식별 위험을 낮추는 별개의 안전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