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검사와 카이저기준
쉽게 풀면
설문 문항 30개로 요인분석을 하면 "이 문항들이 몇 개의 공통 요인(예: 우울감, 자존감, 스트레스)으로 묶이는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카이저기준은 간단한 규칙을 씁니다. 각 요인이 설명하는 분산의 양(고유값)이 1보다 큰 요인만 채택하는 것입니다. 계산하기 쉽고 자동화하기 좋아서 통계 프로그램의 기본값으로 널리 쓰이지만, 문항 수가 많을 때 요인을 지나치게 많이 뽑아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크리검사는 반대로 눈으로 보는 방법입니다. 각 요인의 고유값을 큰 순서대로 그래프로 그리면 처음에는 급하게 떨어지다가 어느 지점부터 완만해지는 "팔꿈치" 모양이 나타나는데, 그 꺾이는 지점 바로 앞까지의 요인만 채택합니다. 이름의 "스크리(scree)"는 산비탈에 쌓인 자갈더미를 뜻하며, 그래프 모양이 산비탈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왜 중요한가
요인 수를 몇 개로 정하느냐에 따라 이후 확인적요인분석, 신뢰도 검증, 척도 타당화 결과 전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크리검사와 카이저기준은 심리척도 개발이나 설문조사 기반 연구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절차입니다. 두 기준을 함께 보고하는 것은 요인 수 결정 과정이 자의적이지 않고 표준적인 절차를 따랐음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두 기준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어, 연구자가 두 방법을 모두 확인하고 이론적으로도 타당한 요인 개수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마케팅 및 소비자행동 연구에서는 두 기준의 결과가 다를 때, 연구자가 이론적 배경과 문항 내용을 함께 검토하여 최종 요인 수를 선택했다는 점을 밝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상심리 척도 개발 논문에서는 두 전통적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평행분석 같은 대안적 방법을 함께 제시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카이저기준과 스크리검사 모두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무작위로 생성한 자료의 고유값 분포와 실제 자료의 고유값을 비교하는 평행분석(parallel analysis)이 더 정확한 대안으로 흔히 추천됩니다. 다만 평행분석은 계산이 복잡해 통계 프로그램의 별도 기능이나 추가 패키지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여전히 많은 논문에서는 카이저기준과 스크리검사를 기본으로 제시하고 필요시 평행분석을 보조적으로 함께 보고합니다.
주의할 점
두 기준 모두 절대적인 정답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탐색적요인분석에서 요인 수를 정할 때는 통계적 기준과 함께 각 요인에 속한 문항들이 이론적으로 말이 되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이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카이저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해석하기 어려운 군더더기 요인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