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건강설문지-9 (PHQ-9)
쉽게 풀면
병원에 가기 전에 체온계로 열을 재보는 것처럼, PHQ-9는 정신건강 상태를 재보는 간단한 "체온계" 같은 도구입니다.
"일에 대한 흥미가 줄었다", "잠을 잘 못 잔다", "식욕이 변했다" 같은 9개 문항에 대해 지난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를 0점(전혀 아니다)부터 3점(거의 매일)까지 스스로 체크하면, 총점(0~27점)이 나옵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보통 10점 이상이면 전문가의 추가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다만 이것은 확진 도구가 아니라 "이 사람을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하나?"를 빠르게 걸러내는 선별(screening) 도구입니다.
왜 중요한가
PHQ-9는 채점이 간단하고 짧은 시간에 시행할 수 있어, 임상 현장과 대규모 역학 연구 모두에서 우울 증상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정신건강 중재 연구에서는 개입 전후 점수 변화를 효과 판단의 핵심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고, 1차 의료기관에서의 우울증 선별 정책 논의에서도 근거 자료로 자주 인용됩니다. 이런 이유로 정신의학, 간호학, 보건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에서 활용됩니다.
무엇을 재는가
- PHQ-9는 최근 2주 동안 주요 우울삽화의 9가지 증상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를 묻는 자기보고 설문입니다. 일차진료용 정신질환 평가 도구(PRIME-MD)의 우울 모듈에서 발전했고 Kroenke 등(2001)이 타당도를 보고했습니다.
- 문항은 흥미 저하, 우울한 기분, 수면 문제, 피로, 식욕 변화, 자신이 가치 없다는 느낌이나 죄책감, 집중 곤란, 말·행동이 느려지거나 안절부절못함, 죽음이나 자해에 대한 생각입니다.
- 이 점수는 증상의 빈도이지 우울증의 진단이 아닙니다. 증상이 일상 기능에 미친 영향을 묻는 마지막 문항(채점에 넣지 않음)이 따로 붙는 판이 많습니다.
구성과 채점
- 각 문항은 0(전혀 아니다), 1(며칠 동안), 2(일주일 이상), 3(거의 매일) 중 고르고, 합계는 0~27점입니다. 문항이 4단계 응답의 리커트 척도 형태입니다.
- 심각도 구간(Kroenke 외, 2001): 0~4 최소, 5~9 경도, 10~14 중등도, 15~19 중등도-중증, 20~27 중증.
- 계산 예(가상): 응답이 2, 1, 3, 2, 1, 0, 2, 1, 0이면 합계 12점으로 중등도 구간입니다(코드로 계산).
- 선별 절단점은 10점이 가장 흔합니다. 원 연구에서는 10점 이상일 때 주요 우울증에 대한 민감도 88%, 특이도 88%였고(Kroenke 외, 2001), 이후 메타분석에서 8~11점 사이에서 성능이 비슷했습니다(Manea 외, 2012). 절단점은 대상 집단과 목적(놓침을 줄일지, 위양성을 줄일지)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 신뢰도: 원 연구에서 내적 일관성 크론바흐 알파는 .86~.89였습니다(크론바흐 알파, 신뢰도).
결과 읽는 법
- 선별 결과를 진단으로 읽지 않습니다. 높은 점수는 추가 평가가 필요한 사람을 가려냈다는 뜻이며, 확진은 임상 면담으로 합니다(우울증 선별도구, 주요우울장애).
- 연구에서는 점수의 평균 변화, 절단점 이상인 사람의 비율, 시점 간 변화량을 씁니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의 크기로는 5점 변화가 제안된 바 있으나(Löwe 외, 2004), 연구 맥락에 따라 달리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 9번 문항(자해 생각)은 총점과 따로 집계하거나 해당 응답자를 별도로 처리하는 연구가 많아, 방법 절에서 어떻게 다뤘는지 확인합니다.
- 자기보고이므로 응답 편향과 문화·연령에 따른 타당화 여부를 확인합니다. 한국어판을 쓰는 연구는 어떤 판본을 썼는지 밝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본 연구는 일도시지역에 노인 복지 시설 이용 노인들을 대상으로 PHQ-9 설문지를 이용하여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우울증과의 관련성에 대해 파악하고 더 나아가 노인 우울증을 조기에 선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일도시 노인복지시설 이용자들에서 우울증과 인구사회학적 요인과의 연관성, 정신신체의학, 2016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방 법 : 본 연구는 일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PHQ-9의 검사와 면담을 통해 인구사회학적 요인(성별, 나이, 주거형태, 자녀 수, 동거인 유무, 교육 수준, 질병 상태)과 우울증과의 관련성에 대해 확인해보았다.”
일도시 노인복지시설 이용자들에서 우울증과 인구사회학적 요인과의 연관성, 정신신체의학, 2016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실험군과 대조군의 우울 증상 정도가 개입 전에는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어, 이후 결과 차이가 개입(중재) 때문임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로 쓰입니다.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은 사람들의 우울 증상 점수가 프로그램 종료 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아졌다는, 중재 효과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병원을 찾은 일반 환자들에게 선별검사를 실시했더니,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준 점수를 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는 뜻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PHQ-9는 흔히 총점 5, 10, 15, 20점을 기준으로 경도·중등도·중등도-중증·중증 우울로 심각도를 구분해 해석하며, 특정 절단점(주로 10점)을 넘으면 추가 임상 평가를 권고하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선별도구로서의 성능은 실제 진단 기준(예: 임상 면담)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정확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가려내는지, 즉 민감도와 특이도로 평가됩니다. 자살 사고를 묻는 9번 문항은 특히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며, 점수가 높지 않더라도 이 문항에 양성 응답이 있으면 별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주의할 점
PHQ-9는 자가보고식 설문이기 때문에 응답자의 그날 기분이나 솔직함에 따라 점수가 흔들릴 수 있고, 높은 점수가 곧 임상적 우울증 진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도구 자체가 얼마나 일관되게 측정하는지를 나타내는 신뢰도와 실제로 측정하려는 개념을 제대로 재는지를 뜻하는 개념 하나로 나누어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우울 선별 설문은 이름이 비슷해도 문항 수와 범위가 다릅니다.
| 용어 | 내용 | 비고 |
|---|---|---|
| PHQ-9 | 우울 증상 9문항, 0~27점 | 선별과 심각도 추적에 쓰이는 자기보고 |
| PHQ-2 | PHQ-9의 첫 두 문항 | 더 짧은 1차 선별용 |
| 우울증 선별도구 | 여러 선별 설문을 포괄하는 말 | PHQ-9는 그 중 하나 |
| 주요우울장애 |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질환 | 설문 점수가 아니라 임상 평가로 정함 |
참고 문헌
- Kroenke, K., Spitzer, R. L., & Williams, J. B. W. (2001). The PHQ-9: Validity of a brief depression severity measure.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16(9), 606–613.
- Manea, L., Gilbody, S., & McMillan, D. (2012). Optimal cut-off score for diagnosing depression with the Patient Health Questionnaire (PHQ-9): A meta-analysis.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184(3), E191–E196.
- Löwe, B., Unützer, J., Callahan, C. M., Perkins, A. J., & Kroenke, K. (2004). Monitoring depression treatment outcomes with the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Medical Care, 42(12), 1194–1201.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