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쟁의무 조항 (No-Challenge Clause)
쉽게 풀면
특허를 빌려 쓰는 회사가 '이 특허는 원래 무효'라며 특허권자를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서에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지 않겠다'는 문구를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부쟁의무 조항입니다. 얼핏 당사자 간 약속이니 문제없어 보이지만, 무효인 특허가 계속 살아남아 모두가 로열티를 내게 되는 결과는 사회 전체에 손해이므로 각국은 이 조항의 효력을 엄격히 봅니다.
왜 중요한가
미국 연방대법원은 1969년 Lear v. Adkins 판결에서 실시권자가 특허 유효성을 다투지 못한다는 금반언 법리를 폐기하면서, 무효 특허를 제거할 공익이 계약상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보았습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사지침'도 부쟁의무 부과를 부당한 행위로 예시하고 있어, 라이선스 계약의 경쟁법적 한계를 다루는 논문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쟁점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EU 규정이 부쟁의무 조항을 일괄면제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기준 삼아 비교한 연구라는 뜻입니다.
유효성을 다투면 계약을 끝내는 방식의 완화된 조항이 허용되는지를 살핀 문장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EU 기술이전 일괄면제규칙(TTBER, Regulation 651/2014)은 부쟁의무 조항을 '배제 제한(excluded restriction)'으로 분류하여 그 조항만 면제 혜택을 잃게 하되, 실시권자가 유효성을 다투면 라이선서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termination-on-challenge)는 독점 라이선스에 한해 허용합니다. 미국에서는 2007년 MedImmune v. Genentech 판결로 실시권자가 계약을 유지한 채로도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분쟁을 화해로 종결하는 합의에 포함된 부쟁 약정은 비교적 관대하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의할 점
부쟁의무 조항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전체의 맥락·시장 지위·조항의 형태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또한 특허권의 유효성을 다투지 않는 것과 계약상 로열티 지급의무를 다투지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조항 문언을 구분해 읽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