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좌위서열형분석 (Multilocus Sequence Typing)

임상병리학·진단검사의학
한 줄 정의: 세균이 공통으로 가진 관리유전자 여러 곳의 염기서열을 읽고 그 조합에 번호를 매겨, 균주마다 고유한 형을 부여하는 분자역학 기법입니다.

쉽게 풀면

유전체 전체를 비교하는 대신, 어느 균주에나 반드시 있는 관리유전자 일곱 군데쯤을 골라 각각 오백 염기 안팎을 읽습니다. 어떤 유전자의 서열이 이전에 본 적 없는 것이면 새 번호를 붙이고, 같은 것이면 기존 번호를 씁니다. 이렇게 얻은 번호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이 그 균주의 서열형입니다. 자물쇠의 숫자 조합처럼 번호 묶음 하나가 균주의 이름표가 되는 셈입니다. 결과가 서열과 숫자로 남기 때문에 다른 나라 연구실에서 얻은 번호와도 그대로 맞대어 볼 수 있고,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전 세계 균주와 비교합니다.

왜 중요한가

젤 사진을 눈으로 견주는 방식은 실험실마다 조건이 달라 결과를 그대로 주고받기 어렵습니다. 다좌위서열형분석은 결과가 숫자와 문자로 남아 시간과 공간을 넘어 비교할 수 있고, 가까운 형끼리 묶은 클론복합체로 계통을 추적할 수 있어 항생제 내성 클론의 세계적 확산을 다루는 논문에서 표준 언어로 쓰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분리된 폐렴막대균 42주 가운데 28주가 동일한 서열형에 속하여 원내 클론 확산이 시사되었다"

여러 환자에게서 나온 균이 같은 번호 조합을 가졌다는 것은 한 뿌리에서 퍼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병원 내 전파가 일어났음을 의심하는 근거가 됩니다.

"국내 분리주에서 처음 보고되는 신규 서열형이 확인되어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였다"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없던 대립유전자 조합이 나왔다는 의미로, 새 번호를 부여받아 이후 다른 연구가 같은 균주를 참조하고 비교할 수 있게 자료를 공유했다는 서술입니다.

"전장유전체 자료에서 핵심유전체 기반 다좌위서열형분석을 수행해 균주 간 분해능을 높였다"

일곱 개 유전자만 보던 방식을 유전체 전체의 수천 개 유전자로 확장해, 서열형이 같아 구별되지 않던 아주 가까운 균주 사이의 차이까지 나눌 수 있게 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고른 유전자가 관리유전자인 이유는 생존에 꼭 필요해 변이 압력이 낮고, 따라서 짧은 기간의 우연한 변화보다 오랜 계통 관계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십 년 단위의 계통 추적에는 강하지만, 몇 주 안에 벌어진 유행에서는 관련 균주가 모두 같은 형으로 나와 구별되지 않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장유전체 자료에서 수천 개 좌위를 쓰는 핵심유전체 방식으로 확장되었고, 종에 따라 사용하는 유전자 조합과 데이터베이스가 다르다는 점도 결과를 인용할 때 함께 밝혀야 합니다.

주의할 점

서열형 번호는 계통의 가까움을 뜻하지 않습니다. 번호는 등록된 순서대로 붙는 일련번호여서 1번과 2번이 3번보다 가깝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계통 관계는 대립유전자 프로파일의 유사도로 판단해야 하며, 같은 종이라도 사용하는 유전자 조합이 다르면 번호를 서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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