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메로비 지수 (Hemeroby Index)
쉽게 풀면
손을 전혀 대지 않은 깊은 산의 자연림에서 시작해, 벌채 이력이 있는 이차림, 관리되는 공원 숲, 잔디밭과 화단, 그리고 완전히 포장된 주차장까지 한 줄로 세워 놓고 번호를 매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헤메로비 지수는 이렇게 사람 손길이 닿은 정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눈금자입니다. 중고 물건을 상태에 따라 최상급부터 하급까지 나누듯, 땅을 자연 그대로인 정도에 따라 나누어 지도 위 각 구역에 등급을 부여합니다.
왜 중요한가
비오톱 지도화에서 각 구역의 보전 가치를 판정할 때 핵심 근거가 됩니다. 면적이나 식생 유형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인간 간섭의 축을 하나 더 확보해 주기 때문에, 도시화 정도에 따른 식생 변화 연구나 개발계획의 생태적 영향 비교에서 널리 쓰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도심의 토지 대부분이 자연 상태와 거리가 먼 강한 인간 간섭 아래 있음을 등급으로 확인했다는 뜻으로, 보전 우선순위를 가릴 때 기초 자료가 됩니다.
인간 간섭이 강한 곳일수록 외래 유래 식물이 많아진다는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등급 판정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자주 사용됩니다.
구간별 자연성 등급을 지도로 표현해 간섭이 심한 곳과 잔존 자연성이 남은 곳을 구분하고, 복원 투자 순서를 정하는 근거로 삼았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등급 체계는 간섭이 사실상 없는 무간섭 단계에서 시작해 약간섭, 중간섭을 거쳐 자연 식생이 존립할 수 없는 초간섭 단계까지 대체로 일곱 단계 안팎으로 구성됩니다. 판정에는 외래종과 귀화식물의 비율, 토양 개변과 답압, 식생 천이 단계, 시비와 관수 같은 관리 강도, 토지이용 이력이 함께 쓰입니다. 원래는 식물사회학에서 종이 견디는 간섭 조건을 분류하려고 제안되었다가, 이후 도시생태학과 경관생태학에서 면 단위 평가로 확장되었습니다. 다만 판정에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하고 국가마다 기준이 달라, 지표를 연속 변수로 다루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
자연성이 높으면 생물다양성도 높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관리되어 온 반자연 초지처럼 중간 정도 간섭에서 종다양성이 가장 높은 사례가 흔합니다. 또 자연적 요인까지 포함하는 교란체제와 달리 헤메로비는 인간 활동이라는 원인에 초점을 둔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