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발생곡선 (Growth Incidence Curve)
쉽게 풀면
한 반의 평균 점수가 10점 올랐다는 말만으로는 누가 올랐는지 알 수 없습니다. 1등부터 꼴등까지 각자의 점수 상승폭을 순서대로 늘어놓고 선을 이으면, 상위권만 올랐는지 하위권도 함께 올랐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성장발생곡선이 바로 그 그림입니다. 가로축에는 가장 가난한 사람부터 부유한 사람까지의 순위를 놓고, 세로축에는 그 순위 구간의 소득이 몇 퍼센트 늘었는지를 표시합니다. 선이 왼쪽에서 높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낮으면 가난한 쪽이 더 빨리 좋아진 것입니다.
왜 중요한가
성장이 빈곤층에게 실제로 닿았는지를 판정하는 표준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평균 성장률 하나로는 친빈곤성장 여부를 가릴 수 없고, 팔마비율 같은 요약 지표는 분포 전체의 모양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 곡선은 두 시점의 가계조사 자료만 있으면 그릴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소득이 낮은 아래쪽 30퍼센트 구간의 증가율이 나라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는 뜻으로, 불평등이 함께 줄어든 상대적 의미의 친빈곤성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분위가 올라갈수록 소득 증가율이 커지는 모양이므로, 도시에서는 성장의 몫이 부유한 계층에 쏠렸고 그 결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해석하는 문장입니다.
분위끼리 비교하는 기본 방식만으로는 사람의 이동을 알 수 없으므로, 같은 가구를 두 시점에 걸쳐 추적한 곡선을 덧붙여 실제로 누가 올라갔는지 확인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이 곡선은 라발리온과 첸이 친빈곤성장을 측정하기 위해 제안했습니다. 곡선이 전 구간에서 0보다 위에 있으면 모든 계층의 소득이 늘어난 절대적 의미의 친빈곤성장이고, 여기에 더해 곡선이 우하향하면 불평등까지 줄어든 상대적 의미의 친빈곤성장입니다. 곡선을 빈곤층 구간에서 평균한 값을 친빈곤성장률로 정의해 하나의 숫자로 요약하기도 합니다. 주의할 개념은 익명성 가정입니다. 두 시점에서 같은 백분위에 있는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보장이 없어, 곡선은 사람의 이동이 아니라 자리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주의할 점
곡선이 좋아 보인다고 특정 가구의 형편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위 분위의 구성원 자체가 바뀌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대적 기준과 상대적 기준 중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곡선이 친빈곤으로도, 아닌 것으로도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