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성 검정 (Equivalence Testing)
쉽게 풀면
일반적인 가설검정은 "차이가 있다"를 증명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p>0.05가 나와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하면 흔히 "차이가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는 "차이가 있다는 증거를 못 찾았다"일 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표본이 너무 작아서 진짜 차이를 못 잡아낸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동등성 검정은 이 문제를 뒤집어서, 처음부터 "차이가 미리 정한 허용 범위(동등성 마진)보다 크다"를 귀무가설로 놓고, 이를 기각해야만 "두 조건이 실질적으로 동등하다"고 결론 내립니다. 예를 들어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 약과 효과가 같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단순히 "차이가 유의하지 않다"가 아니라 "차이가 정해진 마진 안에 들어온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하며, 이때 대표적으로 쓰이는 방법이 TOST(Two One-Sided Tests, 양측단측검정)입니다.
왜 중요한가
동등성 검정은 일반 가설검정으로는 결코 증명할 수 없는 "두 조건이 실질적으로 같다"는 주장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대체요법 비교, 재현성 검증 연구 등에서 필수적으로 쓰입니다. 신약이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효과를 낸다는 것, 또는 새로운 측정 방법이 기존 방법과 실질적으로 같은 결과를 낸다는 것을 주장하려면 유의하지 않은 p-value만으로는 부족하며, 동등성 검정처럼 그 목적에 맞게 설계된 절차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재현성 위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심리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효과가 없다"는 결과를 신뢰성 있게 보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점점 더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두 약물의 효과 차이가 통계적으로 없다는 것을 소극적으로 보인 것이 아니라, 차이가 실질적으로 무시할 만한 범위 안에 들어온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증했다는 뜻입니다.
심리학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동등성 검정을 재현성 연구에 적용하여, 원 연구의 효과가 새로운 표본에서도 실질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확인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학 및 계측 분야에서는 새로운 측정 방법이 기존 표준 방법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결과가 실질적으로 동등한지를 검증하는 데 동등성 검정이 활용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TOST는 두 개의 단측검정을 조합한 방법으로, 하나는 "차이가 상한 마진보다 크지 않다", 다른 하나는 "차이가 하한 마진보다 작지 않다"는 두 가설을 각각 검정하여 둘 다 기각되어야만 동등성을 주장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동등성 마진을 사전에 얼마나 합리적으로 설정하는가이며, 이 마진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실무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차이의 크기를 근거로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동등성 검정은 "비열등성 검정(non-inferiority test)"과 자주 비교되는데, 비열등성 검정은 새로운 처치가 기존 처치보다 나쁘지 않다는 한쪽 방향만 확인하는 반면, 동등성 검정은 양방향 모두에서 차이가 마진 이내임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주의할 점
많은 논문에서 유의확률가 0.05보다 크게 나오면 곧바로 "두 집단에 차이가 없다"고 서술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잘못된 해석입니다. 유의하지 않다는 결과는 단지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동등함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로 "차이가 없다" 또는 "동등하다"를 주장하려면 동등성 검정처럼 그 목적에 맞게 설계된 방법을 별도로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