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기반연구 (Design-Based Research)
쉽게 풀면
새로운 수업 방법을 개발한다고 해봅시다. 연구실에서 이론만 세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교실에 적용해보고, 학생들의 반응과 결과를 관찰한 다음, 문제가 발견된 부분을 고쳐서 다시 적용하는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합니다. 요리사가 신메뉴를 개발할 때 손님에게 시식시키고 반응을 보며 레시피를 계속 수정해나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설계기반연구는 이렇게 "설계 → 실행 → 관찰 → 수정"을 반복하면서, 그 현장에서 통하는 실질적인 해결책과 동시에 다른 곳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리(이론)를 함께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왜 중요한가
교육공학, 학습과학, HCI 등의 분야에서는 실험실 조건의 결과가 실제 현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장의 복잡성을 그대로 안고 개입을 반복적으로 다듬는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설계기반연구는 이런 요구에 대응해 실무적 해결책과 일반화 가능한 이론을 동시에 만들어내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교수법·학습 도구·정책 개입을 다루는 논문에서 방법론적 근거로 자주 등장합니다. 또한 근거기반 설계와 이론 발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방법론 자체를 논의하는 연구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어떤 절차인가
설계기반연구(DBR)는 문제를 풀기 위한 개입을 설계하고, 현장에 적용해 얼마나 작동하는지 보고, 그 결과로 개입을 고쳐 다시 적용하는 순환을 거듭하는 연구 방법입니다. 목적은 현장에서 통하는 해결책과 함께 학습, 수업, 설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이나 틀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료 분석은 흔히 순환 사이의 반복 비교 형태를 띱니다.
- 설계: 이론과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개입을 구상합니다.
- 실행: 실제 수업이나 현장에 적용합니다.
- 관찰: 관찰, 면담, 학습 결과 등 자료를 모읍니다.
- 수정: 자료를 근거로 설계를 고치고 다음 순환으로 넘어갑니다.
이 방법은 1990년대 초 Collins와 Brown의 “설계 실험(design experiment)” 논의에서 출발했고, 이후 Design-Based Research Collective(2003) 등이 설계기반연구라는 이름으로 이 방법을 논의했습니다. 이 글은 설계기반연구를 경험적 교육 연구와 이론에 근거한 학습 환경 설계를 결합한 방법으로 소개합니다. 학습 현장을 여러 변수가 얽힌 복잡한 체계로 보고, 변수를 하나씩 분리하는 대신 현장의 복잡성 속에서 개입을 다듬는다는 점이 특징으로 소개됩니다.
언제 쓰고 무엇을 얻나
- 실험실 조건에서 얻은 결과가 실제 교실이나 병원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는 경우, 현장에서 개입을 다듬을 때 씁니다.
- 결과물은 (1)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산출물(수업 모형, 학습 도구, 프로그램)과 (2) 다른 맥락에도 참고할 설계 원리, 두 가지입니다.
- 순환마다 어떤 자료를 근거로 무엇을 고쳤는지가 기록되므로, 개선 과정 자체가 연구 증거가 됩니다.
- 일반 실험과 달리 연구자가 설계와 실행에 직접 관여하므로, 연구자의 역할을 밝혀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10년간 가장 많이 인용된 DBR 논문들을 검토한 연구는 이 방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방법이 약속한 이점을 실현하고 있다는 증거는 제한적이지만 조심스러운 낙관을 뒷받침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Anderson과 Shattuck, 2012).
논문에는 이렇게 적는다
- 순환 횟수와 각 순환의 대상, 기간, 현장을 적습니다.
- 각 순환에서 모은 자료(관찰, 면담, 성과 검사 등)와 그 자료를 근거로 설계를 어떻게 바꿨는지 대응시켜 보여 줍니다.
- 최종적으로 도출한 설계 원리를 명시하고, 어떤 맥락에서 쓸 수 있는지 범위를 밝힙니다.
- 연구자가 개발자이자 실행자였는지 등 연구자의 역할과 개입 정도를 서술합니다.
- 국내 연구에서는 “본 연구는 설계기반연구 방법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효과 검증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개선에도 목적이 있었다”는 식으로 방법 선택의 이유를 밝힙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본 연구는 설계기반연구 방법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운영에 따른 효과 검증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개선에도 목적이 있었다.”
대학 신입생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설계 기반 연구 -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대학생활적응도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進路敎育硏究, 2013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DBR은 현장연구방법의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기초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의 경험이나 지식이 반영되어 있는 수업이론을 창출하고 실천적인 실제가 통합된 개입안을 개발하는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다.”
수업 개선을 위한 현장연구방법으로서 설계기반연구(DBR), 교육방법연구, 2011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설계기반연구는 연구자와 실천가가 함께 협력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적 개입안을 형성적으로 분석, 설계, 개발,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현장의 실제를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연구방법이다.”
스마트러닝 기반 협력적 문제해결 수업모형 개발: 설계기반연구, 교육공학연구, 2014 · KCI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연구자가 학습 모델을 한 번에 완성한 것이 아니라, 실제 수업에 적용하고 평가하며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함으로써 모델을 다듬어 갔다는 의미입니다. 교육공학, 학습과학 분야 논문에서 특히 자주 쓰입니다.
보건정보학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 도구를 실제 병원 환경에 적용해가며 여러 차례 수정한 개발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설계기반연구 논문을 읽을 때는 각 순환(cycle)마다 어떤 데이터(관찰, 인터뷰, 학습 성과 등)를 근거로 설계를 수정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설계 원리(design principle)"를 도출했는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설계 원리는 특정 맥락을 넘어 유사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 형태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이 방법론이 단순한 현장 개선을 넘어 이론적 기여로 인정받는 근거가 됩니다. 또한 연구자가 설계와 실행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는 특성 때문에 연구자의 역할과 개입 정도를 어떻게 서술했는지도 방법론적 타당성을 판단하는 데 참고할 만합니다.
주의할 점
설계기반연구는 현장 개입을 실행하며 계속 조정한다는 점에서 실행연구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행연구가 특정 현장의 문제 해결 자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설계기반연구는 그 과정에서 다른 맥락에도 적용 가능한 이론적 산출물(설계 원리)을 만드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 용어 | 한 줄 설명 |
|---|---|
| 설계기반연구 | 개입을 반복 개선하며 현장 해결책과 일반화 가능한 설계 원리를 함께 만듦 |
| 실행연구 | 특정 현장의 문제 해결과 실천 개선에 초점을 둠 |
| 교수설계 | 수업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활동 자체로, 연구 방법은 아님 |
참고 문헌
- Brown, A. L. (1992). Design experiments: Theoretical and methodological challenges in creating complex interventions in classroom settings. 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s, 2(2), 141–178.
- Design-Based Research Collective. (2003). Design-based research: An emerging paradigm for educational inquiry. Educational Researcher, 32(1), 5–8.
- Collins, A., Joseph, D., & Bielaczyc, K. (2004). Design research: Theoretical and methodological issues. 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s, 13(1), 15–42.
- Anderson, T., & Shattuck, J. (2012). Design-based research: A decade of progress in education research? Educational Researcher, 41(1), 16–25.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