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C 처리수 (DEPC-Treated Water)
쉽게 풀면
RNA 실험에 쓰이는 물은 일반 증류수와 달리 RNase가 완전히 제거되어 있어야 하는데, DEPC는 물에 남아 있는 RNase 단백질에 화학적으로 결합해 그 기능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처리 후에는 고압 멸균으로 남은 DEPC를 분해시켜야 물 자체의 독성이 실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RNA 추출, 역전사, 노던 블롯 등 RNA를 다루는 거의 모든 실험 단계에서 기본 용매로 사용된다. 일반 물을 대신해 시약을 녹이거나 기구를 헹굴 때도 쓰인다.
왜 중요한가
RNA는 DNA보다 훨씬 불안정하고 손이나 시약, 심지어 공기 중에도 존재하는 RNase에 의해 몇 분 만에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RNA를 다루는 실험에서는 사용하는 물 자체의 RNase 오염 여부가 실험 성패를 좌우합니다. DEPC 처리수는 이런 RNase 오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표준 시약이라, 유전자 발현 분석이나 RNA 시퀀싱처럼 RNA의 온전한 상태가 중요한 거의 모든 분자생물학 논문의 방법론 서술에 등장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RNA 실험 전반에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표준적인 물 사용법을 설명하는 문장이다.
RNA 추출 실험에서 정제된 RNA를 안정적으로 보관, 측정하기 위해 DEPC 처리수를 용매로 사용했다는 문장이다.
유전자 발현 정량 실험에서 시약 조제 단계부터 RNase 오염을 차단했다는 방법론 서술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DEPC는 물속 RNase 단백질의 히스티딘 잔기를 카르복시에틸화시켜 효소 활성을 잃게 만드는 원리로 작동하며, 처리 후 고압멸균(오토클레이브)을 거치면 DEPC 자체가 이산화탄소와 에탄올로 분해되어 남지 않습니다. 다만 트리스(Tris) 계열 완충액처럼 아민기를 가진 화합물과는 DEPC가 직접 반응해버리기 때문에, 이런 완충액은 DEPC 처리수로 미리 만든 뒤가 아니라 완충액 자체를 별도로 멸균해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흔히 강조됩니다.
주의할 점
DEPC는 아민기가 있는 트리스 완충액과는 반응해 완충 기능을 손상시키므로 트리스 용액에는 직접 사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