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음계주의 (Chromaticism)

음악학
한 줄 정의: 온음계 밖의 반음 변화음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화성적 긴장과 모호함을 증대시키는 작곡 경향이다.

쉽게 풀면

원래 조성에 없는 음들을 많이 섞어 써서, 음악이 더 신비롭고 긴장감 있게 들리도록 하는 기법이에요.

왜 중요한가

반음계주의는 16세기 마드리갈의 표현적 반음 진행에서 바그너 『트리스탄』의 조성 해체에 이르는 서양음악사의 긴 흐름을 하나의 축으로 서술하게 하는 개념이어서, 음악사 개설서와 양식 분석 논문이 조성의 확장과 붕괴를 설명할 때 반드시 사용합니다. 재즈에서도 비밥 이후 라인의 반음계적 접근음을 설명하는 데 같은 용어가 쓰입니다. 반음계적 화성에는 조성을 오히려 강화하는 '부속화음'과 조성을 흐리는 '반음계적 매개화음'이라는 상반된 두 기능이 있어, 반음계 음이 늘어난다고 해서 항상 조성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반음계주의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극단화된 것으로 대표되며, 조성의 중심을 지연시키는 반음계적 화성 진행을 통해 후기 낭만주의 화성 어법을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무조음악으로의 이행을 촉진했다.

즉 원래의 조성 규칙을 벗어나는 음들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다 보니, 나중에는 조성 자체가 흐려지는 지점까지 나아가게 되었다는 뜻이에요.

반음계주의는 조성 음악 내에서 긴장과 색채를 더하는 장식적 용법으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조성 자체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처음에는 음악을 좀 더 풍부하고 긴장감 있게 만드는 양념 같은 역할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성 음악의 틀 자체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발전 과정을 설명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반음계주의는 온음계라는 규범을 전제하는 상대적 개념이어서, 무조음악처럼 규범 자체가 사라진 음악에는 적용이 어색해지고 12음 음악에 반음계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범주 오류에 가깝습니다. 또한 반음계주의를 곧 조성의 약화로 등치하는 서술은 부속화음 같은 조성 강화형 반음계 용법을 설명하지 못하므로, 반음계적화성의 세부 유형을 나누어 논해야 합니다. 재즈의 텐션 화음과 반음계적 접근음(크로매틱 어프로치)도 반음계주의 개념의 연장선에서 논의되어, 클래식 화성사와 재즈 화성 이론이 만나는 접점으로 다뤄진다.

주의할 점

반음계주의를 무조성과 동일시하기 쉬우나, 반음계주의는 여전히 조성적 중심을 전제로 그것을 긴장시키는 기법이라는 점에서 무조음악과는 구별된다. 반음계적 진행이 많다고 해서 곧 낭만주의 작품이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미 르네상스 마드리갈이나 바로크 음악에서도 표현적 목적의 반음계 진행이 폭넓게 쓰였다는 역사적 연속성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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